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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불법체류 혐의로 집단 체포·구금된 사건이 발생하자, 정치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를 “실용 외교가 아니라 글로벌 호구 외교”라고 직격하며 총력 대응을 촉구했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미국이 진심으로 투자 유치를 원한다면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7일 SNS에서 “수갑과 쇠사슬에 묶여 연행되는 우리 국민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며 “열악한 수용시설에 구금된 채 인권침해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트러블메이커’가 됐다”며 “당장 미국에 특사를 파견해 국민 안전 보장에 전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자국민 보호를 못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이 사태는 개개인의 불법체류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대미투자 기업 직원들의 비자·통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마약 카르텔 범죄자 취급을 받는데 대통령은 영화 보고 특검 타령이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의원도 SNS에 “떠들썩했던 비서실장 간 ‘핫라인’은 어디로 갔느냐”며 “법치주의 미국으로부터 받은 첫 번째 경고를 이 정부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 역시 “비서실장 핫라인이 ‘헛라인’이라면 단순한 무능이 아니라 국민 기만”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열흘 만에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체포됐다”며 “700조 원의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도 공동성명 하나 얻지 못한 외교의 참극”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도 “주미대사조차 공석인 상황에서 외교 공백이 드러났다”며 “즉각 신속대응팀을 파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사건 발생 후 공식 논평을 자제하다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를 통해 입장을 내놨다. 더미래 소속 오기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진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원한다면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미국 정부는 구금된 우리 국민에 대해 모든 편의와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최고·최속·최선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일체 논평을 자제한다”고 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미국의 저의를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즉각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외교부는 현지 영사 조력을 확대하고 필요시 장관 방미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다만 조 장관의 “필요하면 미국에 가겠다”는 발언은 야권으로부터 “무책임한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300여 명이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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