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 국힘 8인 소환… 정국 태풍 속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회·정당

민주, 윤 전 대통령 등 8명 내란 혐의 고발
“정치적 위기 모면 위법 계엄” 특검 야당 8명
소환·대화방 삭제 수사 “조직적 은폐 여부 규명”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8 15:42:19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과 당원들이 4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야당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특검이 ‘계엄의 밤’에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모여 있던 의원 8명을 소환 조사하기로 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내란 혐의 수사가 국회 표결 방해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여야 충돌이 불가피한 국면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김대식·김희정·송언석·신동욱·임이자·정희용·조지연 의원 등 8명을 핵심 조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해제 표결 당시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원내대표실에 함께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개별적 불참인지, 조직적 논의와 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 관계자 8명을 내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전·현직 군·정 관계자 8명을 내란 혐의로 고발하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고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위법 행위”라고 규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이 외적 침입이나 국가적 위기가 아님에도 절차를 무시하고 계엄을 선포했다”며 “국회 봉쇄, 의원 출입 저지, 무장 군·경 투입은 폭동 행위이자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상계엄은 헌법 제77조와 계엄법에 규정된 제한적 비상조치일 뿐인데, 이번 계엄은 명백히 위법했다”며 신속한 압수수색과 강제수사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태형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비상계엄 전국 확대는 폭동에 해당된다는 판례가 있다”며 “국회 봉쇄와 군사적 동원은 분명한 내란 행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란죄에는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를 거듭 요구했다.

특검은 국회 표결 방해 정황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추 의원이 의총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며 조직적으로 표결 참여를 지연시켰다는 의혹 관련해 계엄 당일 의원총회 장소 공지 등이 담긴 단체대화방 기록이 통째로 삭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특검 관계자는 백브리핑에서 최근 기자단에게 “단순 실수인지, 조직적 은폐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내 ‘계엄의 밤’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 없이 계엄을 선포한 정황, 불과 2분 만에 끝난 국무회의, 김 전 장관이 정족수를 손가락으로 세며 실시간 보고했다는 증언 등이 드러났다. 2월20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 때 한 총리는 “통상의 국무회의와 달랐고,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주요 참고인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엄 당일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 의원과의 역할 분담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참고인은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인 출신 한 법조인은 내란죄 방조 혐의를 근거로 국회의원 을 피의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내란의 직접 정범이 아닌데 단순히 방조 혐의로 엮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며 “계엄 해제 논의는 국회의 당연한 역할일 수 있는데, 이를 방조범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 전환은 범죄 혐의가 특정될 때 가능하다”며 “범죄 행위가 특정되지 않은 사람을 피의자로 삼는 것은 법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장동혁 당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수사는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자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가는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오늘(3일)을 ‘내란 정당 몰이’ 종식일로 선포한다”며 “특검은 법의 탈을 쓴 정치 깡패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내란 특별검사팀은 흔들림 없는 수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검 관계자는 같은 날 브리핑에서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의 문제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흔든 중대한 사안”이라며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