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위 총기 사망 사건, 군 “범죄 혐의점 있어 경찰에 이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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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에 ‘괴롭힘’ 정황 담겨
군 기강·조직 문화 전반
점검 필요성 제기 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9 18:03:30

▲ 2일 오전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육군 A 대위가 총상을 입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진은 전날 오후 11시께 A대위가 총기를 가방에 넣은 채 사고 현장 인근에서 이동하는 모습. 대구=연합뉴스

육군이 대구 수성못에서 발생한 육군3사관학교 소속 대위의 총기 사망 사건을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이첩했다.

육군은 9일 “사망자의 유서 형식 메모와 유가족의 고소장 등을 고려했을 때 사망 원인이 되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경북경찰청으로 사건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육군수사단은 민간 수사기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총기와 탄약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육군수사단에서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못 인근 산책로에서 육군3사관학교 교관 A 대위(32)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K2 소총과 유서 형식의 메모가 남겨져 있었으며, 소총은 A 대위의 개인 화기가 아닌 사관생도의 소총으로 확인됐다. 해당 총기는 사고 전날 부대 내 무기고에서 반출됐고, 사고 직후 점검 과정에서 유출 사실이 드러났다.

A 대위의 메모에는 부대 내 다수 인원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표현이 담겨 있었고, 부모에게 미안함을, 언론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러한 정황과 유가족의 고소장을 종합해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첩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잇따른 초·중급 간부들의 극단적 선택과 맞물리며 군 조직 전반에 대한 근본적 대책 필요성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주 동안만 초급 간부 3명이 연이어 숨지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더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고로 3사관학교의 허술한 총기·탄약 관리 실태가 드러났다”며 “고인의 유서에서 다수 실명이 언급된 만큼 철저한 수사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육군본부는 3사관학교가 초임장교 양성기관으로서 본분에 매진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조기에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최근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밝은 병영 문화 조성과 맞춤형 자살예방 대책 등 제도적 방안을 시행해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자세로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고 장병들의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며 군 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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