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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4일 강원도 화천 제36보병사단에서 ‘50만 드론전사 양성’을 위한 소형드론·대(對)드론 실증 전담부대 지정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드론전사 양성 및 전투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국방부의 장기적 드론전력화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전투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민간의 우수 드론기술을 실험·적용하는 전담부대가 처음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15분 장관 일행이 헬기로 부대에 도착하며 시작됐다. 사단 본청 앞에서는 실증 전담부대 지정 현판식이 진행됐고, 이어 대회의실에서 부대 표창, 근무 유공자 표창 수여, 국방부 장관 모두발언, 운영계획 보고 및 주요 참석자 의견 청취가 이어졌다. 이 중 장관 모두발언은 언론에 공개됐으며, 이후 비공개 회의로 전환됐다.
안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정찰·공격 드론과 대(對)드론 체계는 이미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았다”며 “우리 군은 민간의 첨단 기술을 신속히 도입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접목해 미래 전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6사단 전담부대 지정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성과로, 사단장과 장병들이 보여준 바텀업식 리더십이 우리 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며 “앞으로 AI를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을 국방 전반에 강력히 접목해 드론·대드론 영역에서 세계적 선도군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또 “50만 드론전사 양성은 전투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장병 개인의 역량 발전과 국내 드론 산업, 국가 성장동력을 키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교육훈련용 드론 1만1천대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5만대 이상 보급해 각 부대가 책임감을 갖고 운용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이어 “전문 교관 양성을 위해 2026년도 예산 25억 원을 반영했고, 국회와 협력해 추가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며 “민간·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드론 생태계를 선도적으로 발전시키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처럼 드론이 전장 판도를 바꾸는 무기체계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드론작전지원센터 방문과 소형 드론·대(對)드론 장비 시연이 진행됐다. 안티드론돔, 안티드론건, EMP(전자기 펄스) 건, 주파수 교란 장비, 교육용 드론(FPV 포함), 수소 드론, 경계용 드론 등 다양한 장비가 소개됐다. 시연은 사단 본청 앞 사열대에서 진행됐고, 장비 성능과 제원은 비공개로 유지됐다. 행사는 기념사진 촬영 후 민간 위탁 병영식당에서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본지에 군 관계자는 “먼저 보시는 장비는 안티드론돔으로, 차량에 탑재해 기동 운용할 수 있으며 특정 반경 내 비인가 드론의 접근을 원천 차단한다”며 “상황 발생 시 신속히 전개해 국가 중요시설 방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티드론건은 일명 ‘드론 저격총’으로 불리며, 조종 신호를 끊어 드론을 강제로 착륙시키는 장비”라며 “근거리에서 기민하게 위협 드론에 대응할 때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EMP(전자기 펄스) 건은 강력한 전자기 충격파를 방출해 드론 내부 회로를 무력화하는 장치로, 단순한 신호 교란을 넘어 군집 드론 같은 고난도 위협까지 제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파수 교란 장비는 드론과 조종기 간 통신을 차단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범용적인 대응 수단”이라고 소개했다.
군 관계자는 “이곳에서 전시된 교육용 드론은 장병들이 주둔지 내에서 손쉽게 비행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입된 장비”라며 “특히 일부는 FPV(일인칭 시점 드론) 형태로, 조종자가 고글을 착용하면 드론 시야 그대로 조종할 수 있어 실전적인 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소 드론은 기존 배터리형보다 훨씬 오래 체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장시간 정찰과 감시에 최적화돼 있다”며 “경계용 드론은 고배율 카메라와 열영상 장비를 탑재해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침투 감시와 부대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군에 따르면 36사단은 소형 드론과 대(對)드론 운용 능력을 이미 상당 수준 확보한 부대로 평가돼 전담부대로 지정됐다. 특히 지난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드론·대드론 장비를 활용한 경계작전을 수행했고, 지역 내 국가 중요시설 방호 임무를 수행하면서 관계기관과 협력해왔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도심과 산악 등 다양한 실험 환경을 보유한 점도 지정 배경으로 꼽힌다.
한편, 전담부대는 앞으로 민간 우수 드론을 활용해 다양한 기술 실증을 추진한다는 게 국방부 측 설명이다.
2025년 10월 호국훈련(10.20~24.)에서는 민간업체가 개발한 상용 드론을 활용해 소부대 작전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국가 중요시설 방호작전에서 군집 드론과 대드론 체계 통합 성능을 검증한다.
2026년부터는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핵심 부품이 국산화된 소형 교육용 드론을 실증 운용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 예산 40억 원이 편성됐다. 같은 해에는 AI 기반 군집드론 시범운용이 각 군 실증 전담부대에서 시작된다. 국방부 장관배 ‘드론봇 챌린지’에서 선발된 민간 기술을 군 운용 환경에 적용해 특수 임무와 기능별 전투 수행 능력을 실험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36사단의 성과를 점검한 뒤, 향후 각 군과 임무 유형에 적합한 추가 실증 전담부대를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부각된 건 ‘50만 드론전사 양성’ 사업은 2026년 정부 예산안에 대규모 반영됐다는 점이다. 올해(2025년) 23억 7900만 원이었던 관련 예산은 내년 204억 5000만 원으로 약 18배 증액됐다.
교육훈련용 상용 드론 구매에만 190억 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육군 전 상비부대와 교육기관에 분대당 1대 이상(총 11,184대)을 보급해 장병들이 주둔지에서 손쉽게 비행기술을 습득하도록 할 계획이다. 드론 전문교관 양성에는 14억3000만 원이 반영돼 드론교육센터 등에서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배출한다.
드론교육장 인프라 구축은 이번 정부안에는 미반영됐으나, 향후 풋살장이나 실내체육관을 활용해 훈련장을 마련하고, 안전 펜스·그물망 등 장비 보관·교육 환경을 보강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증 전담부대 지정은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군 교리와 전술을 새롭게 발전시키고, 민간 산업계와 협력해 국내 드론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환점”이라며 “50만 드론전사 양성은 장병 개개인의 전투역량을 끌어올리고 미래전장 환경에서 대한민국 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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