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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정부가 공식화한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의 건조 장소와 관련해 “국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내 필리조선소의 시설과 인력 한계를 지적하며, 한미 협의 이전이라도 국내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안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핵추진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묻자 “우리가 30년 이상 기술 축적과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미국 필리조선소는 기술력과 인력, 시설 등이 상당히 부재한 면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대원칙 수준에서만 이야기했을 뿐, 한국이나 미국 등 어느 조선소에서 지을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내 상선 전문 조선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하면서 건조 장소로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잠수함 건조 경험이 없는 조선소라는 점에서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안 장관은 “원자력추진잠수함은 원자력의 군사적 이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존 한미 원자력협정의 평화적 이용 범주와는 다르다”며 “따라서 또 다른 협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잠수함의 명칭을 ‘핵추진잠수함(핵잠)’이 아닌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으로 통일했다고 밝히며, “핵잠이라 하면 핵폭탄을 탑재했다고 오해할 수 있고, 국제사회가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평화적 이용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명칭 변경”이라고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원잠 사업이 미 의회 동의 등 정치적 절차 문제로 차질을 빚을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리더십을 가지고 영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큰 틀의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 국무부·상무부·에너지부 등과 협의해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원잠 관련 예산이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양국 간 조율할 사안이 많아 내년 예산에 탑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도 함께 논의됐다. 안 장관은 “한국군의 주도적 능력을 미국이 인정했고, 그에 따라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의 3단계 절차 중 두 번째 단계인 FOC 검증이 진행 중이다. 그는 “국방예산 투입과 여건이 뒷받침된다면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즉 2029년 이전에도 조기 완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대해서는 “원잠 및 관련 협정 등으로 미국 내 부처 간 조율이 길어져 발표가 지연된 것”이라며 “한미정상회담 합동설명자료(팩트시트)가 나온 뒤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끝으로 “이번 원잠 추진은 단순한 무기체계 확보가 아니라 한국의 자주국방 역량을 질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라며 “기술력과 국제적 신뢰를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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