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특검이 요청한 참고인 조사를 거부했다. 특검팀은 한 전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던 시기의 주요 참고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출석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끝내 불발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한 전 대표를 출석 요구했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특검은 8월부터 전화·문자·우편 등으로 출석 협의를 시도했지만 한 전 대표 측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언론 브리핑을 통해 출석 요청 사실을 공개한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4일 SNS를 통해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총선 당시 경쟁 상대였던 민주당이 단독으로 정한 정치적 편향 특검에 더 보태줄 말이 없다”며 출석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김영선 전 의원과 김상민 전 검사는 모두 컷오프한 만큼 공천 과정은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강조하며 의혹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특검은 한 전 대표가 과거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공천 요청을 거절한 뒤 윤 전 대통령과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대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김 전 부장검사가 김건희 여사 측에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전달하며 지난해 국회의원 공천을 청탁했다는 점이다. 당시 공천 책임자였던 한 전 대표의 진술은 사건 흐름 규명에 필수로 평가된다.
실제로 김 여사는 총선을 앞두고 경남 의창구 지역의 김영선 전 의원 측에 “김상민 검사를 도와달라”는 취지의 압박을 넣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 검사는 공천에서 컷오프됐지만 넉 달 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되며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특검은 김 전 검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 여사에게는 뇌물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 전 대표가 정치 편향 특검을 비판하며 출석을 거부하자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또 다른 주요 인물인 명태균 씨의 증언이 주목받고 있다. 명 씨는 김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를 신경 써 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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