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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이 가까워졌다고 말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의 4분의 3은 확실한 안전보장 없이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안을 반대했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5%가 안전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시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을 러시아에 내주고 병력 규모도 제한하는 등이 포함된 종전안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 시간) KIS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안전보장이 모호하고 구속력이 없다면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평화 협정 승인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는 안톤 흐루스헤츠키이 KIIS 전무이사 발언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미국 신뢰도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41%가 미국을 신뢰한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1%만이 미국을 신뢰한다고 했다. 전쟁이 끝나기 전 선거를 치르기 원하는 우크라이나인도 9%에 그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를 회피하고 있다는 압박이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응답자의 72%가 현재 상태로 전선을 동결하고 일부를 양보하는 형태의 협상에는 동의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 속에 우크라이나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양보를 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나는 한 시간 전에 유럽 정상들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길게 논의했고 상황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핀란드·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과 대화를 나눴으며 전쟁이 끝나길 원하는 유럽 정상들로부터 막대한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대화를 나눴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도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는데 문제는 끝내고 싶어 하다가도 갑자기 그렇지 않아하고 우크라이나도 끝내고 싶어 하다가도 갑자기 그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일치 시키는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이 어느 때보다도 (종전에) 가까운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유럽과 진행 중인 종전 협상에 대해 “아직 이상적인 평화 구상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강력한 안전보장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독일 베를린에 진행된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국방을 위한 전쟁 억제 패키지가 논의됐으며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은 프레임워크 수준이 아닌 상세 문서 형식까지 진전됐지만 추가작업이 필요하고 의회 표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토 양보 문제에 대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돈바스를 법적으로든 실질적으로든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사실상 영토 양보를 종용하는 데 대해서는 “미국은 신속하게 평화로 나아가길 희망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평화의 질적 수준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라며 미국과 다른 입장임을 재확인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절충안을 찾아낼 것”이라며 “평화구상이 마무리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크리스마스 휴전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크리스마스 기간에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추는 방안도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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