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확보? 엔씨 노사갈등 불씨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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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게임 스튜디오 분리… 게임 흥행 실패 시 폐업 통한 정리 우려
엔씨 QA·엔씨 IDS 물적분할 때도 ‘3년 이내’ 조항으로 노조 반발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2 12:58:16

엔씨소프트가 추가적인 물적분할을 발표함에 따라 노조와의 갈등 또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직원들의 불안감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21일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TL·LLL·택탄)와 AI 기술 전문 기업 1개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을 분할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 취임 이후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달 초 2개 법인을 분할한 데 이어 또다시 계열사 분할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물적분할 발표 이후 21일 엔씨소프트 주가가 8거래일 만에 20만 원을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회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TL의 경우 전문 스튜디오를 통해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게임 개발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계열사 분할에 대해서 엔씨소프트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비용 절감보다는 창의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에 분할 계열사로 이동하는 되는 인원은 700명 정도이며 임금이나 복지 등은 본사와 동일하다”며 “다른 게임사도 독립된 게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엔씨소프트도 비슷한 형태를 취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 흥행에 실패하면 개발팀이 해체되는 일이 흔한 게임 업계인 만큼 엔씨소프트의 물적분할 또한 궁극적으로는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엔씨소프트는 트릭스터 M 운영사 엔트리브를 청산하고 지난해 출시한 ‘퍼즈업 아미토이’가 1년 만에 서비스 종료한 전례가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덜하지만 자회사 분사 후 폐업으로 사실상 전원 해고하는 일이 제법 있었고 엔씨소프트가 다시 이런 일을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며 “연봉이나 복지에 상관없이 고용 안정성 면에서 본사에 남아 있는 것과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분사를 완료한 엔씨 QA와 엔씨 IDS의 경우 사측이 3년 내 폐업·매각 시 재고용을 약속했으나 엔씨소프트 노조가 3년 후 폐업·매각을 시인한 것과 다름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후 엔씨소프트 노조는 지속적으로 ‘3년 이내’ 문구 제외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분사 조건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이번에 물적 분할되는 자회사 역시 세부 내용에 따라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노조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분할 소식은 분할 공시와 함께 노조에 전달됐다”며 “일단 대책 회의를 진행 중이고 회의 한 번으로 될 일이 아니니 방침이 정해지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