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 시장 3분기 대형 거래 증가 강남권 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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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급 오피스 공실률 상승… 임대료 상승세 둔화 예상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2 14:52:24

서울 오피스 시장이 대형 거래 증가와 함께 활기를 띠고 있지만 임대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형 거래가 집중되고 있고 리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임대료 상승세는 둔화되고 일부 구역에선 공실률 상승이 예상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존스랑라살)이 발간한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를 22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약 4조6325억 원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00억 원 이상의 대형 거래가 다수 성사됐고 강남권에 거래가 쏠렸다.

JLL은 연면적 3만3000㎡ 이상·바닥면적 1089㎡ 이상의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입지가 좋은 오피스 건물을 A급으로 분류한다.

대표적인 거래로는 삼성화재 서초사옥 ‘더 에셋’이 삼성SRA자산운용에 의해 1조1042억 원에 인수된 사례가 꼽힌다. 이 외에도 삼성동 아이콘삼성 건물이 캐피탈랜드투자운용에 4408억 원에 매각됐다. 이러한 대형 거래들은 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은 대기업들이 자산 유동화를 위해 그룹 내 보유 부동산을 리츠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 수익을 배당하는 구조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최근 대기업들이 상징적인 그룹 자산을 리츠로 전환해 관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스폰서리츠(대기업 리츠로 계열사 자산을 관리운용)다. 예를 들어 하나자산신탁이 하나금융그룹 강남 사옥을 2820억 원에 매입해 리츠에 편입했다. 한화자산운용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을 8080억 원에 인수해 한화리츠로 전환할 계획이다.

리츠 시장의 성장은 SK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의 유사한 움직임을 통해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프라임급 자산에 대한 투자를 재개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서울 오피스 임대 시장에서는 공실률이 전 분기 대비 0.47%p 상승한 3.0%를 기록했다. 강남‧도심‧여의도 등 서울 3대 주요 업무 권역에서 공실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은 0.3%로 가장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고 여의도는 6.5%로 비교적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도심과 여의도 권역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리모델링 및 퇴거로 공실이 다소 늘어난 상황이다.

임대료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그 폭은 다소 둔화됐다. 3분기 3.3㎡(평)당 월평균 실질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1.1%‧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한 약 14만4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해온 임대료 상승률이 안정세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한편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는 서울 A급 오피스의 신규 공급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부터는 도심 권역에 많은 신규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다. 특히 강남에서는 2025년 초에 중소형 오피스가 2029년에는 대형 오피스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반면 여의도는 향후 몇 년간 오피스 신규 공급이 전무한 상태여서 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

서울 오피스 시장은 전반적으로 거래와 임대 시장에서 아직까진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와 일부 기업들의 비용 절감 움직임으로 일각에선 변화의 조짐도 일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