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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나라를 여행하며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번 소설에서도 치밀하고 생생한 묘사와 지성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스토리로 독자를 빨아들인다.
‘원더풀 랜드’는 2036년에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첩보전을 다루고 있다. 지구방위대로 불릴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로 전성기를 구가해온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내부의 극단적 대립을 극복하지 못하고 두 나라로 분리된다.
국민에게 폭 넓은 자유를 보장하고 복지 증진과 행복 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연방공화국은 미연방을 탈퇴해 독자적인 나라를 설립한다.
청교도적 신권정치를 표방하는 공화국연맹은 신성 모독죄를 저지르거나 임신중지 수술을 받을 경우 화형에 처할 수 있는 기독교 원리주의 국가로 회귀한다.
연방공화국의 이념과 가치는 민주당을 기반으로 하고 공화국연맹은 공화당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분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공화국연맹은 국경을 봉쇄하고 시민들에게 당분간 거주하는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긴급조치를 발령한다.
애리조나주는 공화국연맹을 선택하고 연방공화국을 선택한 뉴멕시코주·콜로라도주는 공화국연맹에 둘러싸여 고립된 형국이 된다. 미시건주와 일리노이주는 연방공화국에 포함되었고 그 사이에 낀 위스콘신주는 공화국연맹을 선택한다.
미네소타주는 분할 여부를 가리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노스다코타주와 사우스다코타주 접경 지역에는 공화국연맹 지지자들이 많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주민들은 대부분 연방공화국 지지자들이다.
공화국연맹은 미네소타주 주민 절반이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투표했으니 절반을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한다. 연방공화국은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그 가까이에 있는 로체스터에 인구가 몰려 있는 만큼 주를 반으로 정확하게 가를 수는 없다며 반박하는데….
소설일 뿐이지만 서로 한 발씩 양보하며 합의를 도출 하기는커녕 사사건건 첨예하게 대립하며 목소리를 높여온 갈등 양상을 고려할 때 두 나라로 분리된 미국은 나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4년 주기로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만 봐도 미국은 이미 두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심각하게 충돌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정책은 단일안으로 수용되기에는 차이가 크고 공통분모를 찾아내기도 힘들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지지자들이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를 실현하고자 노력할 뿐 상대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다.
소설 속에서도 두 진영은 뿌리 깊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충돌을 거듭하다가 급기야 2036년을 기해 두 나라로 분리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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