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주택가격 전망지수 9개월 만에 하락… 대출 규제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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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전망지수 116 전달보다 3p 하락
부동산 거래 주춤… 주택가격상승세도 꺾여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3 15:28:13

▲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들이 감소했다. 서울 밀집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10월 주택가격 전망지수가 9개월 만에 하락하며 부동산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대출 억제 정책으로 주택 매매 거래가 감소하고 주택 가격 상승세도 둔화됐다. 반면 장기간 침체했던 소비자심리는 내수 활성화 기대와 더불어 소폭 반등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6으로 9월보다 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소비자들이 1년 후 주택 가격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반영하며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하락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억제 정책에 기인한다. 8월부터 금융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다주택자의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대출 규제 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는 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 소득에 맞춰 제한하고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단축시키면서 대출 조건을 한층 더 엄격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소득이 낮은 대출자나 다주택자의 자금 마련이 어려워졌고 주택 매매 거래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7월 8986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8월에는 6279건 9월에는 2724건으로 줄어들었고 10월(17일 기준)에는 719건에 그쳤다.

이러한 거래 감소와 더불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17% 상승에 그쳤다. 이는 8월의 0.24% 상승률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가 아파트 매매 거래 감소와 매매 가격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황 팀장은 “주택 가격 전망은 장기 평균(107)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의 하락은 주택 시장이 다소 주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금리 전망 또한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월 93에서 10월 88로 5p 하락하며 2020년 7월(8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물가 상승률 둔화로 시장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리수준전망지수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장기간 침체되었던 소비자심리는 반등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7로 9월보다 1.7p 상승했다. 특히 생활형편전망(96) 가계수입전망(99) 소비지출전망(109) 등이 상승하면서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CCSI가 100을 초과하면 소비자들이 장기평균 대비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가 상승세의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 발표로 소비자들은 향후 경기와 경제 상황에 대해 조금 더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