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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보증사고가 경기침체와 깡통전세 문제로 올해 10월까지 4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급증하는 사고로 적자 확대를 막기 위해 최대 7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HUG의 자본 감소가 전세보증 등 주요 보증 업무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7일 HUG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291억 원·사고 건수는 1만86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4조3347억 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월별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7월 4227억 원이던 사고액은 10월 2913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전세보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HUG가 대신 지급한 후 경매 등으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1∼10월 HUG가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3조3271억 원에 달해 올해 연간 대위변제액은 4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대위변제액은 2021년 5041억 원에서 2023년 3조5544억 원으로 급증했다. 집주인으로부터의 회수율은 8%대에 머물러 HUG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HUG 올해 영업손실은 3조991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금은 올해 1분기 6조8000억 원에서 4분기 2조6800억 원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HUG의 자본금이 보증 한도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다. HUG는 자본금의 90배까지 보증할 수 있지만 자본 감소로 보증 규모가 축소될 경우 전세보증과 분양보증 등 핵심 업무가 중단될 위험이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HUG는 만기 30년 이상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금을 확충할 방침이다.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 협의를 통해 이달 말 7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공모 희망 금리는 연 3.5∼4.1%로 제시됐다.
HUG의 적자 누적과 자본 감소는 정부 출자와 지원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최근 4년간 HUG에 5조4739억 원을 출자했다. 올해는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 원을 현물출자한 바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전세보증 사고 예방 및 회수율 개선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HUG의 재정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해 보증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과 집주인에 대한 강력한 회수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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