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이 가상화폐 수도… 반드시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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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러트닉 등 옹호론자들 대거 인사 전면
규제 철폐… “외면하면 중국이 앞서 절대 안 돼”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4 17:06:4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 전면에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대선 과정 당시부터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며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거듭 약속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 전면에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대선 과정 당시부터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거듭 약속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집권 2기에서 본격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론 머스크(정부효율부)·하워드 러트닉(상무장관)·스콧 베센트(재무장관) 지명자들 모두 대표적인 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이다.

특히 머스크의 테슬라는 2021년 2월 1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그해 4월 보유분의 10%를 처분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매입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5만7000달러 안팎이었으나 현재 10만 달러가 코앞에 있다. 머스크는 2021년부터 ‘도지코인 아버지’를 자처하며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부각시켰고, 자신이 맡게 된 정부효율부의 약자마저 도지코인의 이름을 딴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로 명명했다.

정부효율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예산 절감 및 규제 완화에 주도적 역할을 할 예정이어서 가상화폐에 규제 위주였던 현 바이든정부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상무장관 내정자인 러트닉은 가상화폐 전도사를 자처해 왔다. 억만장자 금융 자산가이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인 그는 가상화폐에 부정적이던 트럼프의 마음을 돌려 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 지명자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가상화폐 옹호론자다. 7월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가상화폐를 수용했다는 것이 매우 흥분된다”며 “가상화폐란 자유에 관한 것이다. 암호화폐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장미빛 전망을 피력한 바 있다.

가상화폐 업무와 직접 맞닿아 있는 증권거래위원장(SEC) 또한 친가상화폐 인물이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가상화폐 업계와 각을 세워온 개리 겐슬러 현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 물러나겠다고 이미 밝혔다. 트럼프도 대선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SEC 위원장으로 댄 갤러거 로빈후드(가상화폐·주식 거래 플랫폼) 최고법률책임자와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트 피어스 현 SEC 위원 등이 거론된다. 2011~2015년 SEC 위원으로 활동한 갤러거는 가상화폐를 증권이 아닌 별개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트럼프 1기 때 CFTC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2018년 “가상화폐 시장을 위한 미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시장 육성을 공개 지지한 바 있으며, 피어스 위원은 현 정부의 겐슬러 위원장과 가상화폐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가상화폐 문제를 전담할 새로운 직책 설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증권거래위원회(SEC)·상품선물거래위원회 등 가상화폐를 관할하는 다양한 기관을 조율해야 할 자리다.

앞서 트럼프는 7월 가상화폐 연례 최대 행사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전 세계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며 가상화폐를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가상화폐를 외면할 경우 중국이 앞서 갈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비트코인은 달나라로 가고 있다. 미국이 그 길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