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20억 들여 터득한 궁극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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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이 문화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8 00:02:40

습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좋은 습관을 위한 나름의 목표를 정한다. 가장 흔한 게 금연·금주·운동·독서다. 그런데 이런 결심은 처음의 기세에 비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고 대단한 비용이나 시간이 드는 게 아닌데 왜 다들 중도 포기하는 걸까.

올해도 작심삼일의 조짐이 보인다면 일본의 요시카와 미쓰히데 프리마베라 회장의 사례에 귀 기울여 보자.

1973년에 출생했으니 그의 나이 올해 쉰하나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지역 슈퍼마켓에 입사해 생선 코너에서 일했다. 그때도 대졸자가 마트에서 생선을 판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1998년 드디어 그는 바닥 생활을 청산하고 자기 사업을 시작한다.

중고서점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도네서점’을 오픈한 것이다. 개업 반년 만에 월 매출이 1000만 엔으로 올라서면서 그는 불과 26세의 나이에 일본 고액 납세자 순위에 들게 된다.

이후 중고 의류·귀금속·가전제품·잡화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25년 연속 매출 증가에 동업종 일본 최고 매출과 영업 이익률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현재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만 17개 업종 51개 점포에 이른다.

일찍이 경영의 길에 들어선 그가 또 하나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었다. 바로 ‘행복 연구’다. 긴 시간 행복을 연구한 끝에 습관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성공한 이들이 ‘좋다’고 실천하거나 추천하는 습관은 닥치는 대로 실행했다. 그가 습관 시험에 들인 비용만 20억 원이 넘었다. 그런 그가 행복을 위해 최종적으로 선택한 습관이 ‘쓰레기 줍기’였다.

그의 일과는 전용 집게와 비닐봉투로 시작된다.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었던 그는 이동시간을 이용해 쓰레기를 주웠다. 그 일은 10년간 이어져 지금까지 매일 350여 개의 쓰레기를 줍고 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번역·출판된 ‘나는 매일 남이 버린 행운을 줍는다’(요시카와 미쓰히데 지음·여의도책방)에서 ‘형태로 들어가 마음에 이른다’는 말을 했다.

“나는 내 자신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수많은 습관을 도입해 봤다. 독서도 중요하다. 세미나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명언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사물을 보는 견해 즉 ‘사고방식’이라는 마음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연구를 거듭한 결과 그는 정리정돈이라는 ‘형태’를 갖추면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쓰레기 줍기는 사회를 정돈하는 행위이면서 내 마음까지 정돈하는 일인 것이다.

그는 회사를 외부에 공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타사 견학단에도 문을 활짝 열어 둔다. 지금까지 누계 300여 개 업체가 시골이나 다름없는 군마현 오타시에 있는 그의 매장을 방문했다.

견학단은 그의 점포를 둘러보고 “이렇게까지 정리 정돈이 철저하다니!” “이렇게까지 업무가 체계화돼 있다니!” 하며 다들 깜짝 놀란다. 요시카와 회장은 매장은 물론 카운터 내부까지 모두 공개한다. 심지어 본사 컴퓨터 내부 자료까지 전부 보여 준다. 그의 신념은 이렇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것을 철저하게 실행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다.”

그는 쓰레기가 가득한 장소에 가면 “세상에 어떻게 사람들이 이렇게 무책임하지?”라거나 “아휴, 이걸 언제 다 줍지?”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나를 위해 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쓰레기 줍기에 돌입한다.

그는 쓰레기 줍기의 공적인 의의나 효용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쓰레기 줍기의 가장 큰 마법은 ‘나의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덕분에 카페에서 좋은 자리를 뺏겨도, 거리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온종일 걷게 돼도 모두 좋은 일로 받아들인다. 좋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행복해 할 생각에 괜히 기분이 좋고, 열심히 움직여 운동을 많이 하게 된 것에 기분이 좋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긍정은 ‘좋은 일’로 이어진다.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덕담을 듣는 사소한 것부터 탁월한 인재의 마음을 얻거나 건실한 기업의 인수합병(M&A) 요청을 받는 게 그것이다. 소수 경영자만 참여하는 특별한 모임에 초대받은 일도 있었다.

물론 가장 큰 상은 ‘어쩐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다. 이 타이틀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직원들의 존경으로 이어졌다. 오직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 쓰레기를 주웠을 뿐인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기분 좋게 주웠을 뿐인데 부와 명예·행복이 따라왔다. 막막할 때는 쓰레기를 줍자. 그것은 남이 버린 행운의 다른 이름이다.”

내 건강을 위해, 내 돈을 아끼기 위해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나를 돕는 일이다. 만약 남을 돕는 일을 습관으로 갖게 되면 온 세상이 나를 도와줄 것이다.

임유이 문화팀장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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