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6' 사태 4주년… 진실 바로잡고 명예 회복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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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1시간 내 사면 개시… 개별 사례 살필 것"
1500명 기소·1200명 유죄… 실형 645명 중 일부 20년형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7 16:14:35

▲ 도널드 트럼프에 의한 이른바 ‘1.6 관련자 대거 사면’이 예고된 가운데 이 사건의 해석이 얼마나 바로잡힐지 주목된다. 4년 전 2020 대선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들며 촉발된 사태는 주류 언론에 의해 '의회 난입'으로 규정돼 왔다. 알려진 것과 다른 사실들이 드러났으나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이른바 ‘1.6’사태 4주년을 맞아 이 사건의 진실이 바로잡히고 관련자들 명예가 회복될지 주목된다. 2021년 1월6일 미국 수도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 앞에 도널드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들이 몰려 사상자가 나는 등 엄중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후 ‘의회 폭동(공격)’으로 불리며 트럼프에 걸린 죄목들 중 최악의 것이 이 사태를 부추겼다는 혐의였다.

4년 전 사건 당시부터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기득권 세력이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으며 트럼프 악마화에 대표적 사유로 거론되곤 했다. 그러나 2024 대선의 압도적 승리 후 크게 분위기가 달라졌다. 수감된 사람들은 조만간 자유의 몸이 될 희망을 품게 된 반면, 진상 규명과 관련 책임을 추궁해 온 정치인들은 ‘보복’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4년 전 1월6일 상황이 주류 언론에 의해 크게 왜곡되고 부풀려졌음이 밝혀진 상태다. 국내외 기성 매체들이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 최고 스타이자 여전히 당내 실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기록적 6900만 표(2008년 대선)를 생각할 때 2020년 11월 조 바이든의 약 8320만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로 보는 게 타당하다. 투·개표 과정의 무수한 부정과 불합리가 보고되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바이든 승리를 공식화할 상·하원의 당선 인증 절차(선거인단 집계)를 저지하고자 이듬해 1월6일 의사당에 몰여들었다. 이들은 상원 의장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인증 보류 선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향해 평화적 시위를 강조한 트윗(현 엑스)은 언론 보도에서 고려되지 않았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주방위군 배치를 요청했다가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에게 거부당한 사실, 시위대에 섞여 있던 불순한 시위꾼들의 존재 역시 오래동안 감춰져 있었다. 시위대가 난입한 게 아니라 당일 의회 경비원이 문을 열어 준 영상도 이미 널리 유포돼 있다.

결국 4년 전 1월6일 5명이 죽고 경찰관 포함 184명 등 부상자가 발생해 국내외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일로 지금까지 1500명 이상 기소됐으며 이 중 실형을 선고받은 645명을 포함해 1200명 이상에게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일부는 징역 20년 이상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2주 앞둔 가운데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미 CBS뉴스와 유거브가 지난달 18∼20일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1.6 관련자를 사면하는 것에 59% 반대·41% 찬성 결과가 나왔다. 공화당원 응답자만 추리면 찬성 72%, 반대 28%다. 트럼프는 지난달 12일 공개된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피고인 전부를 사면할 것이냐’ 묻자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안별)로 다룰 것”이라고 답했다. 또 폭력행위를 자행한 사람도 사면 대상에 포함할 것이냐는 질문에 “개별 사례를 살피며 매우 신속히 진행하겠다. 취임 후 한 시간 안에 (사면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8일 트럼프는 1.6 사태를 부추겼다며 자신을 기소하도록 권고한 리즈 체니 전 의원 등 하원 1.6 사태 특위 관계자들에 대해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자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그날의 역사를 다시 쓰거나 심지어 지우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트럼프 진영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양당 의원들 견해도 엇갈린다. 하원의 친트럼프 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조지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로 1.6 관련 피고인 전원 사면을 위해 로비 중임을 알린 뒤 일부 피고인 형량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하원 의원인 베니 톰슨(미시시피)은 5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의사당을 방어하다 다친 경찰관들을 거론하며 “1.6 관련자 사면이 이들에겐 마음의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과 달리 이번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1.6 사건의 진상을 둘러싼 입장이 대립한 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엄벌론’과 ‘사면론’이 충돌하고 있으며 그날 일에 대해 각각 ‘미 민주주의의 굴욕’ ‘사랑의 날’(트럼프 당선인 표현)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다만 일방적으로 폭동 취급을 당하진 않을 전망이다. 이미 미묘한 여론 변화가 감지된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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