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도 은행권 ‘돈 잔치’ 계속… 임금·성과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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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하나·우리·농협銀 임금 인상률 2.8% 및 성과급 200%대 결정
이자이익으로 역대급 실적 거둬 비판 클 듯… 평균 연봉 1.1억 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13 12:46:45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국민은행·하나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했다. 2.8%의 임금 인상률 및 200%대 성과급으로 결정했다. 작년 6월 한 시민이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침체에도 주요 은행들이 임금 인상률을 높이고 성과급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높은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차)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자이익에 기댄 측면이 커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주요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신한·하나·우리은행 3곳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하나은행은 잠정안을 가지고 조합원 투표를 거쳐 임단협 타결을 앞두고 있고 국민은행은 노사 합의안 없이 조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4곳의 임금 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로 전년(2.0%) 대비 0.8%p 올라갔다. 임금 인상률은 한국노동총연맹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에서 사측과 일괄적으로 협상하는 사안이어서 국민은행도 2.8%의 임금 인상률로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급도 확대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280%로 책정했다. 작년 조건(신한 281%·하나 280%)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인 마이신한포인트 지급액을 100만 포인트(100만 원 상당)에서 150만 포인트로 늘렸고 하나은행은 현금 지급액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리면서 복지포인트도 50만 원 증액했다.

농협은행은 통상임금 200% 및 현금 300만 원이라는 전년 조건을 그대로 유지했다. 우리은행 성과급 규모는 2024년 결산이 끝난 후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는 높은 실적을 낸 만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현금성 포인트인 꿀머니 200만 원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복지포인트 300만 원 지급을 결정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임금 300% 수준의 특별보로금·특별격려금 1000만 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전년(통상임금 280%)보다 크게 확대된 규모다.

노조에서 임금 인상률 및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은행들이 작년 한 해 역대급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5대 은행의 누적 연결 순이익은 총 12조6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12조1158억 원) 대비 4.7%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은 2021년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문제는 은행 실적이 여·수신 금리차 확대 등 소비자 부담을 키우면서 거둔 성과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41%p로 2023년 8월(1.45%p)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였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도 작년 3분기 누적 31조5869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1년 전(31조284억 원)보다 1.8% 커진 규모다.

연봉 수준이 이미 높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5대 은행의 직원 근로소득은 평균 1억1265만 원에 달했다. 국민은행(1억1821만 원)·하나은행(1억1566만 원)·농협은행(1억1069만 원)·우리은행(1억969만 원)·신한은행(1억898만 원) 순이었다.

은행들은 이번 임단협에서 임직원 복리후생도 개선했다. 산별교섭을 통해 육아기 단축 근로를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직원은 30분 늦게 출근할 수 있게 하고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을 위해 약 두 달간 오전 10시 출근이나 오후 5시 퇴근 등 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다.

또 배우자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늘리고 난임 휴가를 3일에서 6일로 확대했다. 육아휴직 기간도 기존 2년에서 2년 6개월로 늘어났다. 은행별로 하나은행은 출산 경조금을 기존 다섯 배로 올렸고 유·사산 위로금 50만 원을 신설했다. 우리은행도 유·사산 직원 휴가를 기존 7일에서 10일로 늘리고 배우자는 2일에서 3일로 늘렸다. 신한은행은 의무 휴가를 13일에서 15일로 늘렸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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