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지방간염 신약 개발 난항에도 33조 시장 공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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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MASH 신약 후보물질 반환
화이자·길리어드 글러벌 빅파마도 난항
한미·동아에스티 글로벌 임상 2b상 순항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2 11:37:35

▲ 국내외 제약사들이 높은 난이도의 MASH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게이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업계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신약 개발 문턱을 쉽사리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에 MASH 신약 후보 물질 반환으로 기술 수출했던 후보물질 반환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제약업계는 연 33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거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유한양행으로부터 도입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를 반환했다. YH25724는 유한양행이 2019년 7월 최대 8억70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신약 후보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계약금 4000만 달러(약 580억 원)와 마일스톤 기술료 1000만 달러(약 140억 원)는 반환 대상이 아니므로 재무적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유한양행이 MASH 신약 후보물질을 반환받은 두 번째 사례다. 지난해 10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도 유한양행에서 도입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YH33619’를 반환한 바 있다.

재무적 손실은 없었으나 MASH 후보물질 반환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22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하양 조정했다.

동아에스티도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2016년 동아에스티는 MASH 치료제 후보물질 ‘슈가논’을 미국 제약사 토비라에 기술 수출했지만 토비라가 애브비에 인수되면서 권리가 반환됐다.

MASH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은 국내 제약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도 임상 실패로 인해 개발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는 2024년 12월 MASH 치료제 후보물질 ‘다누글리프론’이 임상 2b상에서 높은 이상 반응 발생률을 보이면서 임상 3상을 포기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 역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셀론서팁’의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주요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개발을 중단했다. 애브비도 ‘아세라팁’의 임상 2상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연구를 중단했다.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받은 MASH 치료제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가 유일하다.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레즈디프라는 낮은 반응률과 부작용 이슈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해 1억8010만 달러(약 2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MASH는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명확한 표적을 설정하기 어렵다. 지방이 간에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하지만 단일 기전으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신약 개발의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제약업계가 MASH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MASH 치료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유는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MASH 치료제 시장은 2023년 2771억 원 규모에서 2026년 6조723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에는 33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YH25724의 반환 되었지만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고려해 해당 물질의 개발을 지속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MASH 치료제 후보물질 ‘DA-124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발표된 2상 주요 지표 분석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DA-1241은 췌장의 베타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 GPR119를 활성화하는 기전의 신약 후보 물질이다.

한미약품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후보물질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2b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FDA 승인받은 치료제는 레즈디프라 하나뿐이라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큰 시장이다”며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MASH 치료제의 상업적 잠재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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