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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국적으로 큰 화재가 일어나 안타까운 인명 피해와 큰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며 산과 들이 메말라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화재가 강풍과 함께 순식간에 집과 숲 가릴 것 없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삼켜 버리는 바람에 피해가 커진 것이다.
이토록 사태가 심각해지다 보니 최근 화재보험과 관련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상담 시 유사한 질문을 받다 보니 많은 사람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이 부분을 좀 짚어 볼까 한다.
우선 화재보험은 대개 내가 보상받기 위해 가입한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더불어 배상에 대한 부분을 책임지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우리 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우리 집에 관한 손해를 보상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집의 화재로 인해 다른 집에 피해를 준다면 이 부분을 배상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단 화재가 나면 그을음·연기·화재 피해는 물론 소방용수로 인한 침수 및 각종 물품의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과실이 있는 쪽에서 배상을 해 주는 게 원칙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그런데 앞서 거론한 이번 화재 사건들은 위에서 말한 경우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이론을 짚는 것과 동시에 도대체 이번 사태의 경우 어디에 해당이 되며 보상 여부는 어떻게 되는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우리 집에서 불이 나거나 다른 집에서 불이 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라고 보기에는 일부 화재의 경우 사람의 실화로 추정되어 조사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원인이 분명히 밝혀져야 하겠지만 일단 이번 대형 화재와 같은 경우 “산불로 인한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먼저 답을 이야기하자면 자연재해로 인한 산불은 내가 가입하고 있거나 가입할 화재보험 상품의 약관 또는 증권의 내용을 필히 확인하여 보상 대상에 포함되는지의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무조건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산불 발생으로 인한 피해 현장들을 보면서 화재보험에 가입해 놓기를 잘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러울 수 있다. 원인이 분명히 밝혀져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한 실화가 확실해진다면 배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내가 가입한 화재보험에서 보상에 대한 부분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불가항력일 수 밖에 없는 자연재해로 인한 화재의 경우 약관상 내용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다. 화재보험이니까 단순히 화재사고는 모두 보상한다고 생각만 할 뿐 버젓이 (보장)면책 조건이 가입 제안서 또는 증권에 기재되어 있어도 확인을 안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그냥 읽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읽는다고 해도 크게 인지를 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사실 보험상품은 대부분의 경우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넘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화재보험만큼은 좀 더 세심하게 읽고 가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살면서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것이 화재 사고라고 한다. 그러나 자칫 그 한 번의 화재 사고가 가늠할 수 없는 피해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가입한 화재보험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피해를 입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손보험만큼 중요한 게 화재보험이라고 상담 현장에서 이야기하곤 한다. 화재보험은 의무가 아니지만 의무라 생각하고 가입을 하는 것과 함께 보장에 대한 조건도 면밀히 살펴볼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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