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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것은 ‘나이’...'))
인류의 스승 공자 말씀 중에 가장 회자(膾炙)되는 것은 ‘나이’에 관한 것이다. 특히 청년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40세인 ‘불혹(不惑)’은 인기 아이템이었다. 얼마 전만 해도 40세는 느긋한 중년을 상징했다. 60세면 확실한 노년이고 70세를 넘기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제 곧 120세 시대를 내다보는 현대에는 40세는 청년이 되었고 60세가 중년의 시작이 되었다.
공자는 60세를 ‘이순(耳順)’이라고 했다. ‘귀가 순한’ 나이라는 뜻이다. 귀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사자성어가 있다. ‘마이동풍(馬耳東風·동풍이 말의 귀를 스쳐감,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다. ‘소귀에 경 읽기’라는 속담도 있다. 그렇다면 말도 아니고 소도 아닌 ‘사람’의 귀가 순하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우리는 종종 ‘귀에 거슬린다’는 표현을 쓴다. 그것은 들어서 마음이 편치 않다는 뜻이다. 어떤 상황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내 마음에 거슬려 마치 귀에 콕 박히듯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스트레스’ 상황이다. 왜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남아 웅웅거리는가? 나의 마음의 평화를 해치는 말이 귀를 타고 들어와 마음에 스며들고 몸을 타고 들어와 병이 된다.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귀’가 문제이다.
그래서 공자는 귀를 순하게 하라고 했다. 아니, 귀가 순해지는 나이가 60이라고 했다. 귀에 무언가가 맺히지 않으려면 무슨 상황이든 무슨 말을 듣든 납득이 가야 한다. 귀를 통한 정보는 나의 것이 아니다. 남들이 하는 말이니 그들의 판단이고 생각이다. 남의 말이 거슬리지 않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그 말을 어찌되었든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 즉 소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말을 ‘마이동풍’이나 ‘소 귀에 경읽기’처럼 넘겨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순이란 어떤 상황 어떤 말이든 납득하거나 지나치는 것을 뜻한다. 일부러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되는 나이가 중년의 시작인 60세이다.
그렇다면 70세가 되면 어떻게 될까? 공자는 70을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라고 했다. 마음 가는 대로 해도 잘못됨이 없는 나이라는 뜻이다. 이 구절에선 ‘나’가 중심이 되어 있다. 나의 판단, 나의 해석, 나의 느낌, 나의 생각, 나의 감정이 주축이다. 중년으로 접어들어 10여 년이 되면 굳이 면밀하게 분석하고 숙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을 해도 되는지, 이 행동을 해도 되는지, 지독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마음 내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해도 아무 거리낌과 문제가 없는 나이, 후회나 ‘이불 킥’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70세이다. 그럴 수 있으려면 이제는 내 마음이 도(道)와 가까워야 한다. 도와 가깝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늘의 운행에 맞추어 산다는 것이다. 사계절과 24절기의 변화를 알아 인생 또한 그 법칙에 맞추어져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70이란 나이는 ‘나(자아)’가 도(道)와 밀착된 시기이다. 그때는 만사가 자유로울 것이다. 모든 집착과 욕심이 떨어져 나가고 나목(裸木)처럼 나신(裸身)이 되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한 계절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면 ‘내가 그때 왜 그랬지?’ 후회만 낙엽처럼 쌓이는 게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 70이 되면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아니, 없어야 한다. 그런 것을 ‘나잇값’이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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