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탄, 서울대 정문서 강연… 학생들 “극우 정치 선동”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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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서울대, 강연 잇따라 불허에도 집회
中선거개입·李 소년원 음모론 이어 “尹 존경받아야”
警, ‘李 강력 범죄 음모론’ 허위사실 유포 수사 착수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5 21:56:12

▲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논란을 빚어온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대사(리버티대 교수)가 15일 서울대 정문 앞에서 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했다. 연합뉴스

‘부정선거론’과 ‘이재명 음모론’ 등 극우 성향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15일 오후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강연을 강행했다. 서울대와 서울시가 공식 초청을 철회하고 행사 대관을 취소했지만, 보수단체 주최의 거리 집회 형식으로 장소를 옮겨 강연을 진행하면서 논란은 오히려 확산됐다.

모스 탄 교수는 이날 오후 7시 보수성향 시민단체 ‘트루스포럼’이 서울대 정문 인근에 마련한 차량 무대에 올라 “중국 공산당은 대한민국 선거에 끊임없이 개입해왔고, 모든 조작의 배후에 중국 공산당 인물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같은 대통령은 존경받아야 마땅하다”고도 덧붙였다.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윤 어게인”, “USA!”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서울대 정문을 중심으로 보수단체와 이를 반대하는 대학생 단체가 마주 선 채 집회를 벌였고, 경찰은 펜스를 설치해 충돌을 차단했다.

같은 시각, 서울대 학생들은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탄 교수의 발언을 강하게 규탄했다. ‘사기꾼 모스 탄 방한 반대 대학생 긴급행동’은 “서울대가 극우 정치의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퍼뜨리는 인물의 방한을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 재학생 A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모스 탄은 군 투입까지 주장하며 민주주의 절차를 부정하고 있다”며 “대학은 극우 정치의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 이시헌 씨는 “한국 극우와 미국 극우가 손잡고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탄 교수의 허위사실 유포 및 내정간섭성 발언에 대한 형사고발과 입국금지 조치 △서울대와 서울시의 장소 대관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국회 세미나·강연을 주관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청문회 개최 △정부 차원의 외국 극우 정치인의 국내 정치 개입 실태 조사 등을 요구했다.

▲ 당초 탄 전 대사는 이날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국내 보수 단체 트루스포럼 주최로 특강을 열 예정이었으나, 서울대가 대관을 취소해 정문 앞에서 연설했다. 사진은 서울대 정문 앞에 모인 시민 모습. 독자 제공.

앞서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서울대와 서울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잇따라 강연을 불허한 바 있다.

서울대는 12일 “교육과 연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트루스포럼의 호암교수회관 대관 신청을 취소했고, 서울시 역시 탄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예정돼 있던 ‘2025 북한인권 서울포럼’ 초청을 지난 3일 철회했다.

서울시는 포럼을 주관하며 탄 교수의 항공권과 숙박까지 예약을 마쳤지만,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탄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이 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살해한 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됐고,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청을 철회했다. 해당 주장은 2022년 대선 당시 가짜뉴스로 이미 검찰 조사 결과 허위임이 입증된 바 있다.

탄 교수는 앞서 미국 보수진영 행사인 CPAC(보수정치행동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주장하는 등, 국제선거감시단 활동을 자처하며 각종 정치 음모론을 제기해왔다.

서울시는 결국 행사 프로그램에서 기조연설을 삭제했고, 예정돼 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참석도 취소됐다. 서울시는 탄 교수 초청 철회로 발생한 항공권 취소 수수료 약 120만 원도 시 예산으로 부담하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언론에 “원래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담당한 전문가인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을 초청하려 했으나, 참석이 어렵게 돼 탄 교수를 섭외했다”며 “북한 전문가로 추천받아 섭외했으나, 논란성 발언이 확인돼 초청을 철회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강력범죄에 연루됐다고 주장한 탄(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보수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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