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전세대출을 집주인 DSR 반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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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줄어 세입자 주거비 부담 커질 수 있어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6 12:17:11

정부가 전세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세입자의 전세대출을 집주인의 DSR로 산정하는 방안이 논의에 올랐다.

핵심은 세입자의 전세대출 중 원금은 집주인의 DSR에 포함하고, 이자와 상환 부담은 세입자의 DSR에 반영한다는게 골자다. 세입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전세대출이라는 특수한 계약 구조를 고려할 때 집주인에게 DSR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은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세대출은 간접대출의 성격이 있다. 명목상 세입자 명의 대출이지만 집주인에게 대출금이 전달된다. “실제 자금을 수령한 자에게 DSR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또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투자를 잡고 상환 능력 내에서만 집주인의 대출을 허용해 전세사기를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집주인은 금융기관과 직접적 채무 관계가 없다는 점, 그리고 DSR이 개인의 금융 레버리지 총량을 규제하는 수단이라는 본래 목적에 비춰볼 때 사실상 대출 당사자가 아닌 집주인의 신용 여력까지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 실거주 집주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

세입자의 전세대출 원금이 집주인의 DSR에 반영될 경우 집주인의 추가 대출 여력은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그러므로 집주인은 전세 계약 시 전액 현금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세입자만 들이려 하거나 전세 놓는 것 자체를 꺼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전세 물량을 감소시키고 월세 전환을 가속화시켜 세입자가 매월 부담해야 할 주거비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 즉 정책을 추진하는 의도는 세입자 보호에 있지만 실제로 제도가 적용되면 전세 시장의 구조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나설수록 부동산은 더 망가진다”는 말이 공감을 얻을 정도로 부동산·금융정책은 그동안 후속 보완책을 계속 반복해 국민 신뢰도가 높지 않다.

이번 전세대출 DSR 개편 정책 역시 선의의 목적이 시장에서 어떻게 수용될 수 있을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아울러 집주인의 금융활동이 제한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보완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예를 들어 전세대출 원금 중 일정비율만 집주인의 DSR로 산정한다든가 1주택 실거주 목적인 경우 적용을 제외하거나 집주인에게 대출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전세자금대출 #D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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