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일 국방홍보원장… 대통령 질타 하루 만에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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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옹호 기사 밀어주고, 이재명 대통령 보도는 ‘빼라’ 지시
부하에 인사 보복·욕설·휴대전화 삭제 강요까지…공익신고 접수
감사결과 ‘성실·품위 위반’ 명백…형법상 강요죄 등 수사의뢰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04 20:16:52

국방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편파 보도 지시와 부하 직원에 대한 인사보복, 폭언 등의 의혹을 받은 채일 국방홍보원장을 직위해제했다.

국방부는 4일, 채 원장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형법상 범죄 혐의 등을 확인하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했으며,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 의결 전까지 직위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7월24일부터 30일까지 채 원장의 직무수행에 대한 감사를 벌였고, 그 결과 심각한 직권남용과 정치적 편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채 원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옹호 논란 이후, 진보 성향 신문에 대해 ‘절독’을 지시하고,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한미 정상 간 첫 통화 관련 보도를 축소하거나 누락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채 원장은 부하 직원들에게 특정 기사 작성을 강요하거나, 자신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직원을 상대로 인사 불이익을 주고 욕설·협박을 했다는 신고도 접수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가 진행됐다. 일부 직원에게는 개인 휴대전화 대화 메시지 삭제를 강요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국방부는 “해당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형법상 강요죄 및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 산하 기관인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는 지난달 28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취임사 보도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언급을 통째로 누락해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두고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국방일보가 장관님의 취임사를 편집해 핵심 메시지를 뺐다던데, 기강을 잘 잡으셔야 할 것 같다”며 국방부에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실제 국방일보는 지난해 12월13일자 지면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담화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반면,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외교 행보나 정상 간 통화 등은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축소했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한편, 채일 원장은 KBS 기자 출신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캠프 공보특보를 지낸 이력이 있으며, 2023년 5월 국방홍보원장으로 임명됐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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