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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지름길을 택하면 한반도 전력의 준비태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조건 미충족 상태에서의 조기 전환을 경계했다.
10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브런슨 사령관은 8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전작권 전환은 언제나 ‘조건이 충족됐을 때’ 이뤄져야 하며, 애초 설정한 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지 ‘전환했다’는 말만 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계획 변경에는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며, 군사적으로도 조건을 갖춰야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작권 전환 검증 절차는 △초기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3단계로 진행되며, 현재 2단계인 FOC 검증이 진행 중이다. FOC 대상 부대 검증은 대부분 완료됐지만, 미래연합사 관련 검증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미동맹 현대화’를 “현 작전 환경에 맞춘 임무 수행 방식의 합리적 재검토”로 규정하며 북한·중국·러시아의 위협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가장 근접한 위협이며, 러시아와 무기·기술을 교환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제주 남방을 돌아 러시아 함대와 합류하기도 했다”며 “이 두 나라의 움직임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만 해협 유사시 한국군 개입 가능성에 대해 그는 “미국이 가면 한국도 간다는 식으로 기정사실화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4월 제35방공포병여단의 일부 패트리엇 전력을 중동으로 재배치한 사례를 들어 “병력 숫자보다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트리엇 공백은 5세대 전투기로 상당 부분 보완했으며, 업그레이드된 포대가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남북관계 완화 기조 속에서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중 일부 야외기동훈련이 다음 달로 미뤄진 것에 대해서는 “자연재해로 군의 대민지원 필요성이 제기되면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며 “한국 국민이 군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훈련 일부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MC 없이 전작권 전환하면 지휘권 공백 우려”
신치범 건양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작권을 전시 상황에서 한국군이 아닌 주한미군사령관이 갖고 있는 작전 지휘권을 한국군이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 절차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한미 양국이 합의한 엄격한 3단계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2019년 1단계 IOC는 완료됐고, 2단계 FOC도 2021~2022년 사이 평가가 이뤄졌지만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3단계 FMC, 즉 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FMC는 한국군이 실제로 한미연합군 전체를 지휘·통제할 수 있는 전면전 수준의 능력을 보유했는지를 판단하는 최종 관문이다.
그는 “FMC는 단순한 기술적 검증이 아니라 전시 상황에서 지휘 체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실전 능력 시험”이라며 “이 절차 없이 전작권을 전환하면 지휘권 공백, 작전 혼선 같은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브런슨 사령관과 뜻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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