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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전쟁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태도가 또 변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직후 노출된 변화라서 푸틴 언변에 다시 설득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16일(현지 시간) 푸틴과 통화를 마친 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시점에서 달라진 트럼프 태도 중 하나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제공안 번복이다.
전황을 뒤집을 ‘게임체인저’로 거론돼 온 장거리 미사일 토마호크를 11일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다며 엄포를 놓더니 푸틴과 통화한 뒤엔 “토마호크가 많이 있지만 우리도 필요하다”고 말을 바꿨다. 18일자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이 ‘아첨’과 헛소문 퍼트리기, 멜라니아 여사에 대한 감사 등으로 트럼프 부부를 구워삶았다고 봤다. WP는 “감언이설 등 푸틴의 ‘언변’이 다시 통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며, 가자지구 평화협정을 주도한 자신을 극구 칭찬했다고 트럼프가 강조한 점으로 미뤄, “수 세기 동안 꿈꾼 중동평화의 위대한 성취”라는 푸틴의 발언을 마음에 들어한 것으로 읽었다.
소모전·지구전에 강한 러시아가 일부러 시간을 끈다는 게 서방 안보 전문가들 우려지만 17일 트럼프는 “난 이런 일 다루기에 매우 능숙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러·우 지도자 간 ‘증오’ 가 전쟁 종식을 지연시킨다며 양측 모두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18일자 WP는 이틀 전 통화에서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완전 포기를 요구했다는 단독 보도도 냈다. 취재원들에 따르면 17일 백악관에 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 대표단을 향해 트럼프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러시아어 사용자 다수인 도네츠크주를 러시아에 넘겨주도록 압박을 가했다.
우크라이나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러시아어를 쓰면서 자란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 모두가 반드시 친러 성향인 것은 아니며 젤렌스키 역시 그런 예라고 WP가 지적했다. 또 도네츠크주 4분의 3을 이미 점령한 상태에서 전체를 넘기라는 요구를 거듭 분명히 한 것을 우크라이나군 측 심리적 저지선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읽었다. 우크라이나군은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는 도네츠크주의 나머지 4분의 1을 바탕으로 러시아군의 서진을 막아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설정한 최후 방어선의 핵심 부분은 도네츠크주 북부의 슬로우얀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주 남부의 드루즈키우카와 코스티안티니우카 등 4개 도시를 잇는 ‘요새 벨트’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포기한다면 앞으로 전쟁이 재발할 경우 러시아군의 서진과 키이우 점령을 막아낼 방어선이 사라진 채 무방비로 감당할 수밖에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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