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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금품 제공 폭로가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의혹의 주요 당사자로 지목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사의를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이 전날 재판 최후 진술에서 민주당 인사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으며 돌연 침묵한 배경과 맞물리며 정치권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전 장관은 유엔 해양총회 유치를 위한 방미 일정 후 귀국길에서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허위에 기반한 논란이 해수부와 정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사퇴가 의혹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책임 있게 문제를 마주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을 향한 의혹은 윤영호 전 본부장이 특검에 제출한 진술에서 비롯됐다. 윤 전 본부장은 2018~2020년경 전 장관에게 명품 시계와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폭로의 중심에 있던 윤 전 본부장은 10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예고했던 실명 공개를 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몰리고 중계 법정까지 마련됐지만 윤 전 본부장은 “입장을 밝히겠다”던 사전 입장과 달리 침묵을 택했다.
윤 전 본부장 태도 변화에는 정치적 압박과 전략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통일교 해산을 언급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교단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큰 파국을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반면 수사 국면을 고려한 ‘의도된 침묵’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검이 관련 자료를 경찰로 넘기고 수사가 예고된 만큼 향후 피의자 또는 참고인 조사를 대비해 수 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죄협상제(플리바게닝)를 염두에 둔 자구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수사의 무게추는 전재수 장관 의혹의 실체 규명으로 향한다. 금품 제공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인지 뇌물 성격인지에 따라 처벌 가능성은 달라진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18년도 사건의 시효가 임박했지만 뇌물 혐의가 적용될 경우 최대 15년까지 늘어난다. 윤영호의 입단속과 전재수의 사퇴가 맞물리며 정치권이 숨죽이는 가운데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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