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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내란·외환 의혹의 실체가 특별검사 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15일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비상계엄이 2024년 총선 이후의 돌발적 선택이 아니라, 최소 2023년 이전부터 장기간 준비된 권력 유지 시나리오였다고 결론 내렸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외환 혐의까지 포함해 다수의 국무위원·대통령실 참모·군 지휘부·여당 핵심 정치인을 기소했다. 수사 결과는 헌정 질서를 전복하려는 조직적 시도가 국가 시스템 내부에서 단계적으로 실행됐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이날 특검에 따르면 비상계엄 준비는 2023년 10월 이전부터 본격화됐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이후 실제 단행된 군 인사 내용이 사전에 정리돼 있었고, 총선 전후를 계엄 시점으로 검토한 정황도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1월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나에게 비상대권이 있다.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쓸어버리겠다”고 발언했다는 다수 진술도 확보됐다. 특검은 이를 계엄 논의의 출발점으로 판단했다.
특검이 규정한 비상계엄의 목적은 명확하다. 권력의 독점과 장기 유지다. 노상원 수첩에는 ‘차기 대선 대비 좌파세력 붕괴’, ‘국회 장악 후 헌법 개정(재선·3선)’, ‘선거구 조정·선거권 박탈’ 등의 문구가 적시돼 있었다.
尹 전 대통령 포함 30여 명 기소…정치·군·행정부 전방위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시 문건에는 국회 자금 차단과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계획이 담겼고,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과 경찰 수뇌부 지시 문건에는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야당 당사 봉쇄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메모에는 정치인 체포조 운영과 명단까지 기록돼 있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의 핵심 위험 요소로 외환 혐의를 지목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무력 대응을 유도하는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여인형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는 “불안정 상황을 만들거나 만들어진 기회를 잡아야 한다”, “저강도 드론 분쟁의 일상화”, “군사적 명분화” 등의 문구가 남아 있었다. 특검은 이를 “계엄 여건 조성을 위한 위험한 군사 모험”으로 규정했다.
특검은 부정선거 조작 시도 역시 계엄 시나리오의 핵심 축이었다고 밝혔다. 정보사 요원 중심의 ‘수사단’이 꾸려졌고, 야구방망이·망치 등 폭력 도구까지 준비된 정황이 확인됐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선관위 서버실을 점거한 행위는 국회 기능 정지와 계엄 정당화를 동시에 노린 계획의 일부였다는 게 특검 판단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 다수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또는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민정수석·경호처장 등 참모진과 방첩사·정보사·특전사 등 군 지휘부 핵심 인사들도 줄줄이 법정에 서게 됐다.
여당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내란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국무위원과 국회의원, 대통령 권한대행 모두 헌법 수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국회와 법정에서의 허위 증언을 2차 가해이자 진상 규명 방해 행위로 규정했다.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최상목·이상민·조태용·이완규 등에게 위증 혐의가 적용됐다.특검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의 위증 역시 엄벌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은석 특검팀은 이번 수사를 “정권 범죄 수사가 아닌 헌정 질서 전복 시도에 대한 국가의 공식적 판단”이라고 규정했다. 특검은 수사와 동시에 공소유지를 병행하고, 1심 형사재판을 전면 중계하며 대통령실 CCTV까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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