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경 ...'))
국방부가 제주4·3사건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한 고(故) 박진경 대령의 을지무공훈장 서훈 취소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보훈부에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직접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 근거가 된 무공수훈에 대해 관계기관 협의와 관련 법령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훈법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능한 조치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1950년 을지무공훈장을 추서받았고, 이를 근거로 유족이 지난 10월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해 서울보훈지청이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박 대령이 제주4·3 당시 도민에 대한 강경 진압 작전을 지휘한 인물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제주 지역사회와 4·3 단체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학살 책임자를 유공자로”…제주 사회 거센 반발
박 대령은 1948년 5월 제주 주둔 조선경비대 9연대장으로 부임해 초토화 작전과 대규모 체포를 지휘한 인물로 평가된다. 제주4·3 진상조사보고서와 관련 연구에서는 박 대령의 부임 이후 무력 진압이 강화되며 민간인 피해가 급격히 확대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4·3 단체들은 그를 “양민 학살의 책임자”로 규정해 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11일 직접 제주를 찾아 “법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했지만,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제주4·3 희생자 유족과 도민들께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다만 당시에는 “현행 제도상 보훈부가 임의로 국가유공자 등록을 취소하기는 어렵다”며 입법적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통령 지시로 국면 전환…핵심은 ‘상훈법’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국면이 바뀌었다. 대통령실은 15일 이 대통령이 전날 국가보훈부에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상훈법 적용 여부다. 상훈법 제8조는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훈장과 포장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무공훈장의 경우 서훈 추천권자는 국방부이며, 취소 여부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보훈부 관계자는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은 을지무공훈장 수훈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며 “무공훈장 서훈이 취소될 경우 국가유공자 지정도 소급해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박진경 방지법’ 발의…서훈 시스템 전반 재검토 신호
정치권에서는 제도 개선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서훈 취소 사유까지 심사하도록 하는 상훈법 개정안, 이른바 ‘박진경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과거사 논란 인물에 대한 훈장·유공자 지정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권오을 장관도 이날 SNS를 통해 “제주4·3 희생자는 국가폭력의 희생자”라며 “이념과 진영을 떠나 사실에 근거해 판단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