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칼날 피하려는 꼼수? 쿠팡이츠 최혜대우 요구 슬쩍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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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협의체 불성실 참여도 논란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4 15:27:22

▲ 쿠팡이 쿠팡이츠 입점업주 대상의 최혜대우 요구 사항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쿠팡

배달앱 업체가 최혜대우를 강요하는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츠가 최근 입점업주에게 최혜대우를 요구하는 문구를 슬쩍 삭제했다.

스카이데일리가 24일 입수한 쿠팡이츠 입점업주 안내문에는 그동안 요구해왔던 최혜대우 문구가 사라졌다. 최혜대우란 배달앱 업체가 음식가격과 배달금액․할인혜택 등을 경쟁업체보다 싸거나 최소한 같은 조건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배달 가게 사이에서 쿠팡이츠가 최혜대우를 요구하는 갑질을 한다는 소문이 떠돌자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국정감사에서 최혜대우와 관련하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과 관련하여 “상당히 당황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상생안이 나오지 않으면 입법 등을 통해서 수수료 인상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한기정 위원장은 배달기사에게 체납된 배달료를 정부가 선지급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는 ‘메뉴 가격이 다른 배달앱(가게 배달 포함)과 비교하여 비싸지 않게 설정해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에서 괄호의 ‘가게배달 포함’을 삭제했다고 알려졌다. 가게배달 포함 문구 안내는 △메뉴 가격 △메뉴 수 △최소 주문 금액 △기타 할인 혜택 등의 주요 조항에서 모두 삭제가 됐다.

가게배달은 배달앱이 주문 중개만 하는 방식의 서비스로 쿠팡이츠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가게배달 주문 중개 수수료를 업계의 자체배달 수수료보다 3%p 낮은 6.8%p로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쿠팡은 업주들에게 가게배달보다 높은 음식 가격을 설정하지 못하도록 최혜대우 요구를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와우혜택 대상에서 제외해 주문을 받기 어렵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가게배달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판매 가격경쟁력으로 이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쿠팡은 14일 열련 상생협의체 7차 회의에서 정부 및 업주단체의 ‘최혜대우 강요 중단’ 요구에 대해 “최혜대우 강요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쿠팡이츠는 정부가 주재하는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하지 않아 비판을 받은바 있다. 배민은 상생협의체 7차 회의에서 매출 상위 △1~59% 점주는 9.8% △60~79% 점주는 6.8% △나머지는 2.0%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상생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쿠팡이츠 상생안에는 수수료율이나 운영 방식 등은 담기지 않았다. 또 과도한 수수료라는 비판이 나오는 무료 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내리는 방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23일 진행된 8차 상생협의체에서 쿠팡이츠는 중개 수수료를 현재의 9.8%에서 5%로 내리는 대신 입점업체가 배달료를 부담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입점업체들은 배달료가 증가하면 전체적인 부담이 줄지 않고 판매단가가 낮은 곳일수록 배달비 부담이 크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협의체에도 불성실하게 참여하면서 최혜대우 요구를 한 적 없다는 얘기만 반복하는데, 안내문에서 최혜대우 요구 조항을 왜 지웠는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불공정 행위로 꼽히는 ‘최혜대우 요구’행위에 대해 쿠팡이츠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가게배달 등 최혜대우 요구 조항을 슬그머니 없애 공정위 조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