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민속촌, 20년간 하천 무상 점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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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채납 명목으로 공사비용만큼 점용료 면제
박희정 의원 “공공 자산은 시민의 이익을 최우선 해야”
인근 주민들은 “교통마비” 호소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24 17:11:35

▲ 5년 가까이 묵은 한국민속촌 하천 주차장 점용 무단 사용 논란이 새삼 문제가 되고 있다. 선내가 점용허가 받은 구역. 용인시

용인의 대표적인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기흥구 보라동 ‘한국민속촌’이 20년간 하천을 무상으로 점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하천의 위치는 주차장 및 진출입로로 사용중인 보라동 280-3·111-1·503-13·304-1·523-1·301-16번지(이하 보라동280-3번지 외 5필지)와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보라동 292·301-15·301-16·301-17·301-18·503-2·503-44·503-45번지(이하 보라동 292번지 외 7필지) 등이다.

용인시 및 용인시의회 등에 대한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의 주차장 복개 하천 점용 면적은 모두 1만3000여 평에 이르며 한국민속촌 측이 최초 점용허가를 득한 것은 1구간 1989년 5월로서 36년 전이며 2구간도 2001년 6월로 24년여에 이른다.

당초 점용 허가 신청을 할 때 보라동 280-3번지 외 5필지는 하천이 주차장 중앙부를 관통하고 있어 일부 관광객의 하천 내 쓰레기 투기로 인해 민속촌 관광 효과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BOX암거 설치로 하천 복개 공사 후 주차장으로 사용했고 보라동 292번지 외 7필지는 지방도 315호선 개설공사 시 경기도에서 시행해 공터로 방치되어 있다가 주차난 해소 위해 복개 면을 주차장으로 사용한 것이다.

위 14필지는 모두 국토교통부 소유이고 용인시가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는 엄연한 국유지이다. 지난 1989년 한국민속촌이 하천 복개 공사를 직접 수행했다는 이유로 20년간 무상으로 사용해왔고 지난해에는 각각 6필지 2130만9420원과 8필지 698만2370원의 점용료만 납부했다.

‘한국민속촌’이라는 이름 때문에 국립 시설로 착각하기 쉽지만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사립 시설이다.

이에 대해 최초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은 2021년 당시 용인시의회 전자영 의원(현 도의원)이 이곳 주차장과 인근 교통체증 문제를 들어 시의 대책을 요구하면서 불거지기에 이르렀다.

당시 용인시 입장에서도 마땅히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20년 동안의 무상 점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기흥구청 관계자는 “한국민속촌 측이 하천 점용허가를 받았고 직접 하천 복개공사를 진행해 기부채납했다”며 “복개공사 비용만큼 점용료를 면제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보통의 기부채납은 개인이나 기업이 재산의 소유권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이전하고 받는 측은 이를 공공의 이익이나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기부채납의 일반적인 형태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이 아닌 민간기업의 이익에 국유지가 사용되고 있었고 주차장으로 신고해 수십년간 시민들에게 주차비까지 받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주차비를 받은 것에 대해선 “주차장법에 따라서 주차장으로 신고 한 상황이라 이익금 환수 등은 판단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민속촌이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하천 점용허가를 받았고 기부채납이라는 명목으로 20여 년간 점용료를 면제받은 셈이다.

인근 주민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일대 교통이 마비된다”며 “기부채납이면 시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데 공공의 이익이 아닌 한국민속촌의 이익에 사용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여기에 해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의회 박희정(용인 바 선거구, 보라동·동백3동·상하동) 의원은 앞서 제290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공공 자산은 시민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하며 기업 특혜가 아니라 시민 중심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집행부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체계적인 수요 조사와 정책적 대안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스카이데일리 기자와 통화에서도 “기업이 점용해온 하천에 대해 시대가 바뀐 만큼 생태하천으로 주민에게 환원해주는 것이 옳지만 인근 상가들을 위한 대안 마련이 동시에 충분히 검토돼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현행 규정상 기부채납에 대해 점용료 징수 와 면제에 대해서는 모호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 향후 주민 이익 차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기흥구 건설과에서 '하천 점용 허가 연장에 따른 공익사업 활용 방안 수요조사'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고 대중교통과는 보라동 인근을 지나는 광역버스 신설 및 공항버스 증차 시 노선버스 차고지로 활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는 “지난해 연장 허가시 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줄였고 향후 공익사업 진행 시 점용허가 취소가 가능하며 주차장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대체 주차장 확보를 검토할 것을 조건으로 부여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용인시는 향후 공익사업이 추진될 경우 허가취소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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