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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당내 경선으로 선출한 김문수 대선 후보를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로 갈아치우는 ‘강제 단일화’ 역풍을 맞으며, 제3지대로 개혁신당이 떠오르고 있다. 3일 만에 당원이 5000명 이상 늘어난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까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지원 사격 속 이 후보 관련 제3지대 한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11일 개혁신당의 온라인 당원 수는 8만91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8일 기준 8만4000명에 근접했던 데서 36시간 만에 3000명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 내홍과 대선 후보 교체 논란 이후 보수·중도층의 대거 유입이 이어진 결과로 현재도 실시간으로 당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선 후보 교체 논란 등 보수 진영의 혼란이 심화되면서, 이에 실망한 보수·중도층 유권자들이 대거 개혁신당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특히 국민의힘의 후보 단일화 실패, 기습적인 후보 교체 시도 등 당내 갈등이 표면화된 시점부터 개혁신당 당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선 경선 러닝메이트로 뛰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재선출 절차에 돌입하자 이 후보에 힘을 실었다. 그는 10일 페이스북에 “한국 보수 레밍 정당은 소멸되고 없어지고 이준석만 홀로 남았다”고 밝히며, 사실상 이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또한 미국 출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이 후보와 만나 “이번 대선판은 양자 구도로 갈 것”이라며 “이재명 대 이준석 두 사람이 잘 한번 해보라”고 직접 언급했다.
이 후보 역시 “홍 전 시장이 꿨던 꿈은 이준석이 계승해서 꾸게 될 것”이라며 화답했고, 이준석 캠프 내부에서는 “보수의 살길은 이준석뿐이라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급격한 당원 증가 추세에 대해 개혁신당 선대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당원 증가추세는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수요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며 “김·한 단일화 파행으로 인한 보수층의 대거 유입은 국민의힘이 집권에 대한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깨달은 보수 유권자들이 개혁신당이라는 노아의 방주에 탑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원 9만 육박, 홍준표도 가세
‘이준석 리스크’와 ‘구조적 한계’ 여전
개혁신당, 제3지대 돌풍론도
단일화 불발에 보수층이 분열하며 이탈 표심이 이 후보 지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통화에서 “단일화 실패가 곧바로 지지층 이탈로 이어진 건 결국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전근대적인 내부 쿠데타·계파 갈등 등 비민주적 정당 구조가 드러났다는 비판과 함께, 더 이상 화합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처럼 분열이 지속되면 보수 진영의 분열과 단일화 실패는 이탈 표심을 자극해, 일부가 이준석 후보 등 제3세력으로 이동하는 것이 더욱 결속화할 것이며 현 대선 구도가 ‘3자 대결’로 굳어질 경우,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선 국면에서 홍 전 지사를지지 했던 한 대구 출신 국민의힘 지지자는 본지 통화에서 “대통령을 두 번 끌어내리고 당 대표를 끌어내렸고 대선 후보 마저 끌어내린 공당에 대해 표를 줄 마음은 없다”며 “개혁 보수를 외치는 이준석이 보수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구 출신 국민의힘 지지자는 “보수 공당이 후보를 못 낼 것 같은 위기감에 휘말리자, 그럼에도 보수에 표를 주기 위해 차선으로 이준석 당(개혁신당)을 택했다”며 “이럴바에야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가 개혁신당에 입당해 제3지대를 구축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다만 ‘이준석 리스크’와 ‘제3지대 딜레마’도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의 강점인 직설적이고 논쟁적인 스타일이 때로는 외연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정 이슈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중도층이나 다른 정치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지지자는 “이 후보는 독단적 성격으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개혁신당까지 측근과 분란을 피하지 못한데다, 이대남(20대남성)을 공략하다 최근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들과 손을 잡는 등, 정체성과 공약 부분에서도 ‘박쥐 논란’이 분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는 곳 마다 분란을 피하기 어려운 성품을 수년간 보여 왔는데, 정부 여당을 관리하고 대한민국 전체를 운영하는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보수정당 관계자는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 불가론’은 거대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내고 독자적 세력으로 살아남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실제로 2016년 국민의당, 1992년 통일국민당 등 성공 사례가 있었으나 결국 양당과의 연합이나 통합, 혹은 내부 분열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제3지대 불가론이 곧 ‘제3지대 무용론’은 기정사실”이라며 “제3지대가 성공하려면, 거대 양당의 분열이라는 외부 변수와 더불어, 지역 기반·대선주자급 리더십·정치적 명분이라는 내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준석 3당론도 결국 잠깐 가능성에 머물 뿐, 현실의 정치 벽을 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자 대결 구도에서 이재명 후보가 과반 지지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과 이준석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과의 김문수 후보 단일화 없이는 보수 진영의 승산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은 2030세대와 수도권 중도층으로, 기존 보수 프레임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지지자는 “국민의힘이 내부 혁신과 이준석과의 관계 재정립 없이 3자 구도를 고수하면, 대선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까지도 불리할 것”이라며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따로 갈 경우 결국 이 후보에게 대권을 상납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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