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 산업재해 압박에 건설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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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질타에 업계 총력 대응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03 10:30:33

잇따른 산업재해로 정부가 강력한 규제와 징벌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건설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사망사고를 지적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자 업계는 사고 예방을 비용 절감보다 중요한 생존 문제로 인식하며 제도적 개선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현장에서 사고를 막기 위한 다양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건설 현장에서는 매일 아침 전체 조회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안전수칙을 전달하고 이어 협력업체별 작업반장 주도로 회의를 실시해 작업 전 위험요소와 예방 수칙을 숙지시킨다.

실제 고층 외벽 작업이 있는 날이면 추락 방지를 위해 난간 설치와 안전벨트 착용을 강조하고 콘크리트 타설 작업일에는 구조물 지지대 설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도록 지시하는 등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진다. 문제는 이런 예방 조치가 있음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는 넓은 현장 규모와 수백 명에 이르는 인력 규모가 개별 통제를 어렵게 만든다고 말한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언어 소통 문제도 안전관리의 큰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근로자의 약 15%가 외국인이다. 이들은 한국어 숙련도에 따라 안전수칙 전달의 정확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일부 대형 건설사는 한국어 음성을 120여 개 언어로 실시간 번역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여론은 건설사들이 안전관리비를 아끼기 위해 사고를 방치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은 조합이나 발주처로부터 이미지 타격을 입고 수주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한다”며 “건설업계는 사고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잇단 사고로 촉발된 정부의 압박에 대해 업계는 제도 개선에도 동참하는 모양새다. 포스코그룹은 회장 직속의 ‘그룹안전특별진단 TF’를 신설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그룹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도급 구조 개선, 안전 예산 확대, 안전 전문회사 설립 등 근본적인 개혁도 추진 중이다.

노동부 역시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따른 위험 전가 문제를 지적하며 국토부와 협업해 구조적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건설업계와 정부는 4일 ‘중대재해 근절 간담회’를 열고 현장 중심의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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