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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후 열흘 이상이 지났지만 기대한 수준의 보조금 경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다만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대규모로 발생하는 아이폰 신제품 출시 시점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이 폐지된 7월22일부터 7월31일까지 열흘 동안의 번호이동 건수는 통 15만2411건으로 일 평균 1만5000건 수준이다.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유출 사건 이전인 4월 초중순(일일 7000건~1만 건)과 비교하면 확연히 늘어난 수치지만 유심 정보 유출 이후인 5~6월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었다.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며 휴대전화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거리가 있다.
단통법 개정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성장 동력 창출에 더 집중하고 있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마케팅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SKT 유심 정보 유출 이후 통신사들이 공격적 마케팅 정책을 펼치며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상한이 없어지면 통신 시장 경쟁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단통법 폐지 후 10일이 지나도 눈에 띄는 마케팅 경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단통법 폐지를 틈타 ‘공짜폰’ 또는 휴대전화를 구입하면 돈을 주는 ‘마이너스폰’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단통법 폐지 이전에도 ‘성지점’이라고 불리는 일부 매장에서 보조금을 더 지급한 사례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성지점이 합법의 영역으로 올라온 것 외에는 차이가 적다.
단통법 개정으로 통신사들이 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는 기대가 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자체가 판매점들이 지급하는 보조금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사들이 대대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점들이 영업을 위해 보조금을 올리는 식의 변화를 기대해야 한다”며 “통신사들이 단통법 폐지 이후 대대적인 지침을 내렸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마케팅 경쟁을 유발할 만한 신제품이 나오지 않아 본격적인 보조금 경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통법 폐지 이후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7·플립7이 출시됐으나 보조금이 어느 정도 늘어난다고 해도 부담이 있는 고가형 제품이며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직 보급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되면 보조금 경쟁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아이폰 시리즈는 탄탄한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어 교체 수요가 상당하고 애플 소비자층을 잡기 위해 보조금을 더 지급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이폰 신제품 출시 이후에도 이용자 유치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기존 통신 3사의 과점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통신사 경쟁 유발 정책으로는 제4 통신사 유치가 있었으나 여러 차례 시도에도 실패한 만큼 해외 통신사의 국내 시장 진출 요구가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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