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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가 4일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정면 충돌의 장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전까지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이른바 ‘입법 속도전’을 선언하며 쟁점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예고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겠다고 공언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민주당은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산업 평화 촉진법이라며 강행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혔다. 국민의힘과 재계가 제기한 “불법 파업 조장” 및 “외국인 투자 위축” 우려를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며 여론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개정안은 노동 현장에서 반복된 구조적 갈등의 악순환을 끊고, 사용자의 책임을 명확히 해 교섭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화 자체가 불법이 되는 현실을 바꾸고, 하청 노동자가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원청과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4일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법안을 먼저 처리한 뒤,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던 주요 법안들을 순차적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이들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 이후 민주당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권력 견제’ 및 ‘노동 보호’ 입법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구조를 정부·여당 중심에서 시민사회·노조 등이 포함된 독립기구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과 보수언론계는 이를 ‘언론노조와 민노총에 의한 방송 장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의 원청 상대로 한 손해배상 책임과 교섭권을 일부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계는 이를 불공정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하지만, 재계는 ‘불법 파업의 면죄부’, ‘기업의 족쇄’라고 비판한다.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취지로 하지만, 외국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장 이춘석 의원은 1일 전체회의에서 “정쟁을 피하려면 지금이 적기”라며 토론을 종결하고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운영 방식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형수 법사위 간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발언을 이어갔지만, 표결은 그대로 강행됐다.
같은 날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언론에 “필리버스터 무용론이 있는 건 알지만, 소수 야당으로서 법안의 심각성을 국민께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는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24시간 이후 종료시킬 수 있어, 실질적인 저지 효과는 없다는 점에서 ‘의례적 시간 끌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로 민주당과 범여권은 18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필리버스터를 24시간 후 종료시키고 법안을 표결 처리할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의 저항은 법안 처리를 하루가량 지연시키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각 법안을 하루씩 나눠 처리하는 ‘살라미 전략’을 예고했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이 8월 임시국회에서도 순차적으로 상정·처리될 수 있도록 본회의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민주당이 속도전에 매몰돼 입법 폭주를 강행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과 약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국이 정당 해산론과 내란 프레임까지 등장하며 갈등 수위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의혹과 관련된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으로 규정하고 해산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사과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번 8월 국회는 타협 없는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해산되어야 할 정당은 오히려 민주당”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에 거액을 보냈고, 이재명 대통령도 과거 100억 원을 북에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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