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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은 달랐지만 광복은 모두의 것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종식으로 도래한 광복은 식민 정책으로 곳곳에 흩어진 코리언 디아스포라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신간 ‘해방의 기억’은 제국의 종식을 기해 한반도·중국·일본의 코리언들은 어떤 선택을 했으며 어떻게 살았는지 짚어본다.
가령 일본 제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던 만주국의 황제 푸이가 만주국이 멸망했음을 선언하자 연길의 조선인들은 기쁨도 잠시 이내 국공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일본의 교묘한 이간질로 ‘이등 신민’ 대우를 받았던 재만조선인에 대한 중국인의 반감 역시 폭력으로 분출되었다.
책은 문학 작품에 나타난 8.15의 풍경을 소개하는 데도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한국 현대소설의 기법적인 바탕을 이룬 이태준의 단편소설 ‘해방 전후’ ‘농토’ ‘호랑이 할머니’ 등에는 해방의 시기에 혼란과 변화를 겪는 사람들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외에 중국 동북 지역에서 활동한 설인·최국철 등 조선인의 문학 작품, 해방 이후에 석지 일본에서 끊임없이 배제와 차별을 겪었던 재일조선인 소설가 김사량·이회성 등의 소설도 살펴본다.
광복 후 전남 보성군 회천면의 봉강 정해룡·정해진 형제의 활약도 비중 있게 그려진다. 이들은 총가 재산 중 형제가 물려받은 몫의 전답을 매각하여 독립자금으로 지원했고, 집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신분을 해방시키고 이들에게 종가의 남은 재산인 전답을 무상으로 분배하여 살길을 마련해 주었다.
책은 “광복 이후 토지개혁의 요구가 일어나기 전에 단행된 가히 선구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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