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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는 여행을 앞두거나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출판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여행을 가지 않을 이들을 위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신간 ‘남미에 가지 않을 이들을 위한 기행’은 너무 멀어서, 여건이 안 돼서 남미로 떠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지구 반대편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유원주 여행작가가 남미 5개국 14개 도시를 여행하며 기록한 도시 체험기다.
“이구아수 폭포로 가는 길은 예상과 같이 또 울창했다. 남미에서 사막과 도시, 극지방에 가까운 빙하 지역을 차례로 겪다가 울창한 나무들을 보니 이 여행이 참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곳곳에 재규어를 조심하라는 표지판도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을 해본다.”
‘남미’ 하면 어떤 도시들이 떠오르는가. 이구아수강 하류의 이구아수폭포는 한 나라의 소유가 아니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과 브라질 이구아수 국립공원이 사이좋게 공유하고 있다. 이 폭포는 최대 낙차 80m 이상으로 ‘악마의 목구멍’이라 불리는 유명한 관광 포인트가 있다.
이처럼 저자는 페루·볼리비아·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 이 다섯 국가의 명소와 사람들을 두 발로 찾아다니며 문화와 자연·삶을 문장 속에 녹여낸다.
그밖에 △잉카 제국의 숨결이 살아 있는 페루의 마추픽추 △해발 3700m에 자리한 볼리비아의 경이로운 우유니 사막 △칠레의 자랑이자 백패커들의 성지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탱고와 음악, 축구와 유럽 이민 문화의 영향을 받은 식문화, 강렬하고 열정적인 스페인어권 문화를 간직한 아르헨티나 △삼바와 아마존으로 상징되는 브라질의 다채로운 풍경과 인간미가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또한 책은 단순히 풍경과 장소를 나열하기보다 평범한 직장인이 낯선 대륙으로 떠나기까지의 사연과 현지에서 만난 사람, 그들 사이에서 느낀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독자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낯선 도시의 거리와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저자는 30개국, 60여 개 도시를 경험한 ‘프로 여행러’지만 여행기를 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상을 걷고 바라보며 느낀 순간들을 조용히 기록해 온 끝에 처음으로 자신의 아카이브를 공개한다.
수많은 여정 가운데 남미를 기록하고자 한 것은 그만큼 남미가 가진 매력이 크고 다양해서다.
책은 남미 각국에 대한 기본 정보와 실제 여행 경로를 부록으로 수록해, 여행 준비를 하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가이드북 역할을 한다.
출판사 관계자는 “남미는 열정과 자연의 장대한 스케일을 품은 대륙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먼 여행지다. 이번 신간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독자들이 남미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친절한 가이드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책은 차마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대리 만족을,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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