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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추미애 방지법’과 ‘김현지 방지법’을 동시 발의를 예고하며, 야당 주도의 ‘국회 정상화 패키지법’을 내놨다. 여야의 ‘김현지 공방’이 최고점을 달리는 가운데, 법안 명칭부터 상대 진영을 정면 겨냥한 정치적 파급력이 상당하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번 ‘김현지 공방’이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은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고, 민주당은 ‘정치 공세로 민생을 가리는 구태’라고 맞서고 있다.
이날 나경원·조배숙·송석준·신동욱·곽규택·주진우·박준태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김현지 방지법’을 발의를 예고했다. 국회법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서면으로 증인 출석을 요구할 경우 다수결 의결 없이 자동 채택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위원장이 출석요구서를 즉시 발부해야 하며,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위법’으로 간주한다. 현행법상 증인 채택은 위원회 의결에 따라야 해, 과반 정당이 반대하면 소수당이 요구하는 증인은 채택될 수 없다.
나경원 의원은 “최근 대통령실 김현지 제1부속실장 사례처럼, 국정감사 직전 보직 변경을 통해 핵심 증인이 출석을 피하는 관행을 막기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의는 여야 간 극심한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등장했다. 특히 ‘김현지 방지법’은 지난주부터 이어진 국정감사 ‘핵심 쟁점’인 김현지 실장 논란과 직접 맞닿아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14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김 실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진우 의원은 박상용 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게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설주완 변호사가 김 실장의 질책을 받고 사임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질의했다. 박 검사는 “그런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설주완 변호사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실장이 전화로 검찰 조사를 묻고, 이후 몇 차례 연락해 진술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실장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그만두라’고 해 사임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직권 개입 의혹’으로 규정하며 증인 채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거부했다.
공세는 다른 상임위로 번졌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김 실장이 산림청장 인사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정부 고위직 인사 논란,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을 상임위 6곳에서 동시에 부를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같은 공세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현지 한 사람’으로 국감을 치르고 있다”며 반격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야당은 모든 상임위에서 김현지를 부르짖으며 근거 없는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이른바 ‘스토킹 국감’ 수준”이라며 “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의전과 일정을 담당하는 참모일 뿐, 국감 증인으로 세우는 것은 정치적 쇼”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 김 실장을 ‘김일성 추종세력’과 연결지은 발언을 하자, 민주당은 “철지난 색깔론이자 냉전정치의 유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김현지 실장이 경기동부연합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맞받으며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등 국감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당은 즉시 박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7일 한 유튜브 채널이 2022년 대선 당시 김 실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자금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하자,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만약 녹음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정 농단에 버금가는 대형 권력 비리로 번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공개된 녹음에는 김 실장이 “500억 원 규모의 선거를 하면 당에서 최소 200억 원을 부담하고, 펀드로 300억 원을 조성한다”, “6000만 원 차입을 왜 하는가” 등으로 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대선 선거비용의 법정 한도는 513억 원이며, 중앙선관위 예비후보 등록 시 납부하는 기탁금이 6000만 원이었다”며 “선거자금 운용의 일반적인 맥락을 왜곡한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과거 ‘차떼기 당’의 후예들이 합법적 선거 준비까지 부패로 몰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을 두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운영위원회 출석 논의가 진행 중이었으나, 국민의힘이 ‘6개 상임위 동시 출석’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현재 출석 여부와 질의 범위는 여야 원내대표 간 추가 협의 또는 운영위 의결을 통해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에 기반한 정치적 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17일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감은 지금 대통령실에서 있던 일에 관해 물어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과거 (이 대통령) 성남시장 시절 얘기까지 꺼내 정쟁을 하지 않느냐”며 “스토커 수준으로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에 못 나올 이유는 없다’면서도 여전히 출석 여부는 확답하지 않고 있다.
전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김 실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김 실장이 국정감사 출석을 거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서 “내가 ‘너 똑똑한데 국감 받아라’ 하자 김 실장이 ‘안 나간다고 안 했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당시엔 총무비서관이라 출석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제1부속실장으로 상황이 다르다”며 “여야가 합의하면 출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 대해 “중대하게 확인돼야 할 의혹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출석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직책이 총무비서관이라면 출석이 맞지만, 제1부속실장으로 바뀌었으니 새 총무비서관이 나오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나오는 것이고, 없으면 안 나오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국감을 파행시켜 내란 정당 이미지를 벗으려는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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