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법원이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농협중앙회는 “사과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중앙회 백운호 홍보팀장은 10일 “조사를 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고 내규에 따라 조치가 취해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따로 사과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9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 여성은 “난 일자리를 잃었는데 가해자는 징계조차 받지 않았다”며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성추행에 대한 조사와 징계가 없었던 이유를 묻자 농협중앙회는 “지역본부가 해결할 일이다”고만 말했다.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는 “소송 때문에 내규에 따라서 조사가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면 즉각 조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역본부와 소송을 핑계로 조사를 미룰 수 없다는 뜻이다.
성추행은 2022년 3월 천안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 발생했다. 가해자에게서 제대로 사과조차 받지 못했던 피해 여성은 2년 동안 가해자에게서 갑질을 당했고 동료에게도 따돌림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참다 못한 피해자는 2024년 7월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에 신고했고 2024년 11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본지 12월10일자 1면 참조)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서 신고를 받으면 즉각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천안시농협조합은 성추행 신고를 접수한 뒤 진상을 조사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가해자와 화해하라고 종용했다고 알려졌다. 피해자는 “동료가 신고해서 농협에 성추행이 알려졌는데 회사는 화해하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본지는 성추행 사건 당시 천안시농협조합 총무팀장에게 조사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이OO 총무팀장은 “두 사람 모두 우리 소속이 아니라서 언급하지 않겠다”고만 말했다. “따돌림으로 농협에 다니기 어렵다”던 피해자는 회사를 그만뒀고 파견직 간부였던 가해자 최OO는 입장농협으로 복귀했다.
피해자는 “농협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면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촌이나 지역 어르신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 때문인지 윤리적 기준이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노헬레나 사무처장은 성희롱에 대한 경미한 처벌을 경계했다. 노 사무처장은 “성추행까지 ‘직장내 성희롱’이라고 표현하는데 표현 자체에서 사건에 대한 무게감이 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추행이라는 표현으로 성관련 범죄를 정의하고 있다.
노 사무처장은 “직장에서 일하면서 수년 동안 사법적 판단을 받기까지 싸운다는 게 대단히 길고 지난한 싸움이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충분히 이뤄지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농협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2년이 넘도록 가해자와 함께 근무하면서 갑질과 따돌림을 당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