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내수 부진… 11월 기업 경기전망 ‘잿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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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경기전망지수 13개월 만에 최대 낙폭… 91.8로 전월比 4.4p↓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4 13:47:44

▲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11월 국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이 많아졌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24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BSI 전망치가 91.8로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일 거라고 응답한 기업이 많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부정적일 거라고 예상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1월 BSI 전망치는 전월 대비 4.4p 하락했다. 작년 10월(6.3p↓)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 이후 3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면서 기업경기심리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와 비제조업이 각각 91.1·92.5를 기록하면서 모두 11월 경기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은 8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고 비제조업은 4개월 연속 100을 넘지 못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경우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가 105를 기록하면서 유일하게 호조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기준선에 걸친 섬유·의복·가죽·신발·의약품·전자·통신장비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업종은 모두 업황 부진이 전망됐다.

한경협은 반도체 관련 부품이 포함된 일반 정밀기계·장비·전자·통신장비 등이 기준선 이상으로 나타나 업종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자동차·석유화학·식음료 등 상당수 업종은 중동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내수 위축 등의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전기·가스·수도가 105를 기록해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하지만 기준선에 걸친 전문 과학 기술·사업지원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예상됐다.

조사 부문별로 살펴보면 △수출 98.4 △고용 95.8 △자금 사정 95.5 △채산성 94.2 △내수 93.9 △투자 90.7 △재고 106.1 등으로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기준선을 넘기면 재고 과잉을 의미해 부정적인 전망으로 분류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조정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지배구조 규제 강화 법안 발의 등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본업에 집중하면서 외부 리스크에 역량을 낭비하지 않도록 지배구조 규제 입법을 지양하고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