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국토부와 성남시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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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대책을 둘러싼 충돌… 주민 반발까지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30 12:12:03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대책을 둘러싸고 성남시와 국토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성남시는 주택공급 계획 취소를 요구하며 반발했지만 국토부는 책임을 성남시에 돌리며 맞서고 있다. 재건축 사업 초기부터 지자체와 정부 간 조율 부재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논란의 시작은 성남시가 분당구 야탑동에 계획된 1500가구 규모의 이주 지원 주택 건설 계획을 취소해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성남시는 “국토부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주 주택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국토부는 즉각 반박하고 “야탑동 일원은 성남시와 협의해 선정된 후보지”라며 성남시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더 나아가 성남시가 대체 부지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정비사업 지정 물량을 1만2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축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성남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과 지자체 내부 조율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는 성남시가 재건축 이주 대책 마련의 주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주대책 수립은 법적으로 지자체 소관”이라고 강조하며 성남시가 취소 요청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정부가 재건축 지원 명분으로 발표한 이주대책을 왜 지자체에 떠넘기느냐”며 반박하고 있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주민들의 반발도 한몫하고 있다. 야탑동 일대 주민들은 교통체증 및 생활환경 악화를 이유로 공공주택 건설에 반대하고 있고 일부는 소형 임대주택이 포함될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주민들은 고급 주택단지가 들어서야 집값 상승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면서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와 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재건축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민들의 반발은 과거 행복주택 사업처럼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사업을 무산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와 주민 간 조율 실패로 초기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주민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사업의 큰 그림을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성공하려면 정부‧지자체‧주민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갈등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업 전반에 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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