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딸을 남겨두고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다 28세의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이 가족의 품으로 27일 돌아갔다. 김일성에 복수하고자 입대한 카투사 김석연 일병은 75년 만에 귀환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20년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행사’를 통해 국내로 봉환된 유해의 신원을 카투사 고(故) 김석연 일병으로 확인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국군 전사자는 총 248명이 됐다. 국유단은 2011년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전신인 미군 합동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유해발굴 교류협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국유단과 미 DPAA 양 기관의 긴밀한 교류협력이 있었기에 현재까지 미국으로부터 국군 전사자 유해 314구를 국내로 봉환할 수 있었다. 김 일병은 1922년 8월 서울에서 3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그는 1944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는데, 6·25전쟁이 발발해 피난길에 오르는 과정에서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둘째 아들은 미처 데리고 오지 못했다.


고인은 1950년 8월 카투사로 입대했고, 같은 해 장진호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전사했다. 장진호 전투는 동부전선의 미 제1해병사단과 제7사단 31연대 등 유엔군이 북방으로 진출하던 중 7개 사단 규모의 중공군 제9병단에 포위돼 2주간 펼쳐진 철수작전이다.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경기 하남시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고인의 딸인 김문숙 씨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솔직히 아버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지만,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이제 아버지라는 실체가 느껴진다”며 “아버지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고인의 딸인 김문숙 씨의 조부는 “네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게 복수하고 싶어서 군에 입대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을 잃은 슬픔이 고인을 전쟁으로 이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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