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맡긴 휴대전화로 2억 털어… 8개월 만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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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여직원이 손님 돈 빼내고 대출까지 받아
연로한 어르신 대상 범죄 주의 당부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31 13:46:30

90대 손님이 수리를 맡긴 휴대전화를 이용해 통장에서 돈을 빼내고 대출까지 받은 대리점 직원 A(30대·여) 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휴대전화 고장으로 수리를 맡긴 B씨(90대·여)의 통장에서 잔고를 빼내고 대출을 받아 2억 원가량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휴대전화 고장 시에는 손님이 공식 AS 센터를 방문해 엔지니어에게 수리를 맡긴다. 그러나 일부 대리점에서는 손님이 고장 난 휴대전화를 맡기고 가면 이를 AS 센터에 보내 수리가 끝난 뒤 대리점에서 찾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대리점은 상주 엔지니어가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수리를 진행하지는 못한다.

A씨는 B씨 휴대전화에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범행이 발각되지 않게 하기 위해 대출 관련 우편물 수령처를 자신의 거주지로 설정해 뒀으며 B씨에게 안부전화를 하거나 자택 방문까지 하면서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의 범행은 8개월 만에 덜미가 잡혔다.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B씨는 자신의 건물 세입자로부터 “실수로 돈을 더 많이 입금했으니 이를 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자녀 C씨가 계좌를 확인하면서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C씨는 B씨를 대신에 세입자에게 과 입금된 돈을 이체해 주기 위해 B씨 통장을 확인했다가 계좌에 잔액이 없는 사실을 확인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B씨 휴대전화에 깔린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A씨 계좌로 돈이 이체된 내역을 확인했다.

또한 B씨가 대리점에 휴대전화를 맡길 때 함께 딸려온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렇게 빼돌린 범죄 수익금을 해외여행 경비나 사치품 구입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군포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번과 같은 범죄 예방을 위해 휴대전화 고장 시 공식 AS 센터를 방문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일부 부도덕한 대리점 직원의 일탈로 금전적 피해를 본 사례이다. 모든 직원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면서도 “AS 센터를 방문하면 당일에 바로 찾아갈 수 있고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안전하니 가급적 AS 센터 방문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로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범죄가 날이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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