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혼돈 속에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3일(현지시간) 다시 약세를 보였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현지 동부 시간 이날 오후 7시30분(서부 오후 4시3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98% 내린 8만3504달러(1억1917만 원)에 거래됐다. 전날엔 8만5000 달러 선을 넘어 반도체·스마트폰 등 전자 제품이 ‘상호관세 제외 품목’에 포함된 영향으로 평가됐었다.
이후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강경 관세 기조가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작용해 이후 8만5000 달러 선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나 반도체가 상호관세 적용이 아닐 뿐 완전면제 대상은 아니라고 당국자가 밝히자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날 ABC뉴스 인터뷰 때 “품목별 관세란 협상 대상이 아니다. (반도체 등 품목은) 상호관세를 면제받지만 아마 한두 달 내로 나올 반도체 관세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이 3.55% 하락한 1591달러, 엑스알피(리플)가 2.26% 내린 2.10달러에 거래됐다. 솔라나·도지코인도 각각 2.99%와 3.11% 하락한 127달러와 0.16달러를 나타내는 등 주요 가상화폐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당시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태였다. 코인베이스에서 7만9440달러(1억1550만 원)에 거래되는 등 24시간 전보다 4.27% 떨어져 있었으나, 그 전날 트럼프가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한 것에 힘입어 급등했다. 8만 달러를 회복하며 8만3000달러대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미·중 관세전쟁 격화로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다시 대폭 하락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렸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등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아 왔다.
이와 함께 관세 유예 조치 발표 이후 4.26%까지 낮아졌던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4.40%를 넘어가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가상화폐 자동거래 플랫폼 코인패널의 수석 전문가 키릴 크레토프는 “거시경제 전망이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현재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환경이며 단 한 줄의 (언론) 헤드라인으로 시장 심리가 순식간에 뒤흔들릴 수 있다”며 “무역정책이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그는 또 “상황이 악화한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결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현재의 시장 흐름 역시 틀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 때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이 8.93% 급락한 1521달러, 엑스알피(리플)가 4.78% 하락한 1.96달러를 기록하며 2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솔라나와 도지코인 역시 각각 5.36%와 4.56% 떨어진 112달러와 0.15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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