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약품 공급망 미흡… 법제화 필요성 제기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제약·바이오·의료

KHIDI 정순규 팀장 “제약바이오 공급안정화법 제정해야”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2 12:28:46

▲ 우리나라가 의약품 공급 불안정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 마련에 있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한국의 의약품 공급망 체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사시 의약품 수급 불안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 지도 구축과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22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 정순규 제약바이오산업팀장은 최근 ‘과학기술&ICT 정책·기술 동향’에 기고한 ‘주요국 의약품 공급망 대응 정책과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정 팀장은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국은 유사시 의약품 공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나 한국은 공급망 안정화 체계 구축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이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지원이나 국가필수의약품 제조 위탁 등의 사업은 운영하고 있지만 원료 국산화, 제조시설 확충 등 공급망 전체 안정성을 목표로 한 체계적 지원은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주요 원료의약품(API) 생산을 중국(44%)과 인도(20%)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3년간 생산·수입 중단된 퇴장방지 및 국가필수 의약품은 46개 품목에 달했다.

작년 4월 기준 수급 불안정을 겪은 의약품 수는 490개에 이르렀으며 이 중 국내 생산품도 69개를 차지했다.

정 팀장은 “올해 이후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 중국의 대응, 일본과 유럽의 공급망 규제 변화 등으로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구조가 급변할 것이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수출 전략에도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동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 등도 공급망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 수집·활용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정 팀장은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기업과 기술수출 확대 △원료 수출 및 현지 위탁생산 추진 △현지 제조시설 인수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더불어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주요국 정부 조달사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팀장은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내외 의약품 공급망 조사(리스크 대비)부터 시설투자(제조 역량 확보) 생산 및 비축(위기관리)을 아우르는 종합관리체계 구축이 필수다”며 “이를 위해 기존 제약산업 육성법과는 별개로 공급망 안정과 지속가능성 향상을 핵심으로 하는 ‘제약·바이오 공급안정화법(가칭)’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위한 종합적인 체계 마련과 관련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며 “5년 이상 장기적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면 2030년까지 특정 의약품에 대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