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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사상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등 논란을 겪은 배경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 확보를 위한 계파 간 주도권 싸움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수의 중진들도 이러한 의혹에 힘을 보탰다.
향후 당권을 쥐게 될 당대표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226개 기초자치단체 등 총 243개 자리의 공천권을 갖게 된다. 정치권은 이번 대선에서 후보 자리를 차지한 쪽이 당권을 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의하면 서울시장·경기도지사 등 광역단체장 후보자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해 추천을 결정한다. 시군구 기초단체장 후보자는 해당 시도당 공관위가 심사 후 추천한다. 중앙당·시도당 공과위에서 심사한 사항들은 모두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된다. 최고위는 심사 사항 재의요구권도 갖는다.
중앙당 공관위는 당대표가, 시도당 공관위는 시도당위원장이 주도해 꾸린다. 당대표는 시도당위원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결국 당대표는 시도당 장악은 물론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 공천 모두에 직간접적으로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규모가 큰 기초단체의 경우 중앙당에서 직접 심사도 가능하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 고양특례시 △수원특례시 △용인특례시 △경남 창원특례시 등 기초단체 후보자 공천은 중앙당에서 심사했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장 공천 및 당선은 해당 공천을 주도한 계파에게 큰 힘이 된다. 지자체장은 자신의 지역에서 각종 인허가권 및 예산권, 조직 인사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올해 전국 지자체 전체 예산은 326조 원에 달한다.
대선후보가 속한 계파가 당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은 중진들 사이에서도 나온 바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서 “대선보다 당권에만 눈 먼 사람들. 나홀로 고도(孤島·외딴섬)에서 대선을 치르는 것 같다”며 “그래도 나는 내 길을 간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0일 SNS에서 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의 후보 교체를 두고 “대선 패배주의에 따른 당권 장악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후보 단일화가 아닌 후보 교체 정치 공작극과 다름이 없다”며 “21세기 대명천지에 비상계엄과 대선 후보 교체 쿠데타로 당을 ‘폭망’시켜선 안 된다. 당 지도부는 후보 교체 쿠데타 막장극을 즉각 멈추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같은날 SNS에서 “친윤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 승리에는 애당초 관심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런 (기습적인) 절차로 후보를 교체하는 건 비민주적이다.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후보 교체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했다. 배현진 의원은 “김문수가 아니라 누가 선출됐어도 우격다짐으로 갈 작정이었나”며 “수십억 들여 경선은 무엇하러 했나. 말장난 서커스였나”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쌍권의) ‘심야의 한덕수 추대’는 우리 당의 도덕성·상식의 눈높이가 얼마나 국민의 그것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 부끄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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