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해외 은닉재산 절반 이상 회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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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소송비용만 550만 달러…실효성 있는 전략 시급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8 12:01:10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10년간 추적해 확인한 해외 부실책임자 은닉재산 중 절반 이상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예보가 해외에서 발견한 은닉재산은 총 4414만 7천 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회수된 금액은 1989만 3천 달러로, 발견재산의 45% 수준에 그쳤다.

은닉자산은 주로 미국(1096만 달러)과 캐나다(261만 달러), 뉴질랜드(100만 달러) 등 북미 지역에 집중돼 있었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캄보디아·태국·중국·필리핀 등에서 94만 달러가 확인됐다.

특히 10억 원이상 대형 사건들의 경우 장기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 2011년 미국에서 발견된 44억 원 규모 자산은 2013년 현지 법원에서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2년째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5년 버진아일랜드에서 발견된 610억 원 규모 자산은 2022년부터 파산절차에 참여 중이나 회수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외 부실책임자 배우자 명의로 된 미국 내 26억 원 상당의 주택은 강제집행 대상에서 제외돼 회수 불능 처리된 사례도 발생했다.

예보는 추심과정에서 해외 소송비용과 변호사 보수로 10년간 549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회수액의 27.6%에 달한다. 비용을 제외한 순수 회수액은 1440만 4천 달러로, 실질적인 회수성과는 더 낮은 수준이다.

예보는 “국가별 법률·제도 차이로 인해 현지 집행권원 확보와 강제집행이 어렵다”며 “미국의 부부공유재산 보호 제도나 동남아 국가의 한국 판결 승인 거부 등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영 의원은 “부실 발생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수 성과가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그럼에도 경제정의 실현의 관점에서 끝까지 추징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 소송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국가별 법률 환경에 맞는 전문 전략을 세우고, 비용 대비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 부실책임자 은닉재산'은 금융회사의 부실로 인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경우, 책임이 있는 전·현직 임직원 등이 개인적으로 빼돌려 해외에 숨겨놓은 재산을 의미한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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