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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가 여전히 줄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한 처벌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예방·보상·지원이 균형을 이루는 종합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은 근로자 보호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처벌을 강화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는가’ 토론회에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사업주 처벌 강화만으로는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없다”며 “보험제도 개선과 현실적인 보상 체계 그리고 기업이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동혁 당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김형동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참석해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성과 과도한 책임 전가가 현장의 혼란을 키웠다”며 “처벌이 아닌 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영계 인사와 노동계·학계 전문가들도 자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발제를 맡은 함병호 한국교통대학교 대학원 교수는 “중처법 시행 후 사망재해가 오히려 증가했고 처벌 강화만으로는 구조적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한 맞춤형 제도 설계와 소기업 지원 전담 조직 신설, 종사자 불안전 행동 통제 장치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어 이동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입법 영향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중처법 시행 이후에도 재해자 수가 증가했고 사망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며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양형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재 집행 유예율이 85%를 넘고 벌금 수준도 낮아 입법 취지가 퇴색했다”며 “경제적 제재와 자율적 예방 체계 결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이호준 고용노동부 중대재해감독과 사무관은 “정부는 예방 중심의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감독 역량 강화를 통해 법 집행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서용윤 동국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행법은 모호하고 중소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위험성 평가 제도와 자율규율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태흥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 실장은 “건설업의 특성을 반영한 세부 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현장이 혼란스럽다”며 업종별 특화 대책을 촉구했다. 김대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과도한 형사처벌 중심 접근은 헌법적 정당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명확한 기준과 합리적 양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승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안전팀장은 “기업들은 안전을 비용으로만 인식하지 않도록 정부가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처벌 일변도의 접근에서 벗어나 예방과 보상, 지원 체계를 종합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산업재해 문제는 생명과 직결된 절대적 가치”라며 “정치적 공방이 아닌 실질적 대책 마련을 통해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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