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소비 위축… 상가 경매시장도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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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비 악화 상가시장 불투명성 확대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3 14:12:13

▲ 서울 시내 한 비어있는 상가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스카이데일리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상가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경매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상가의 낙찰률은 10%대를 맴돌고 낙찰가율도 급락해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실 증가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상가 매물은 쌓여가지만 새 주인을 찾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3일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1월 서울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 258건 중 낙찰된 건수는 40건으로 낙찰률이 15.5%에 그쳤다. 이는 작년 12월(12.2%)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낙찰가율도 68.1%로 전월보다 3.0%p 하락했다. 수도권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경기도 상가의 낙찰률은 14.8%·낙찰가율은 48.1%로 202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0%대까지 떨어졌다. 인천도 1월 낙찰률 16.5%·낙찰가율 65.6%를 기록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낙찰률이 낮아지고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이유는 경기 둔화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상가의 투자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2024년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차시장 분석에 따르면 소비 위축 심화로 상가 임대가격지수가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중대형상가와 집합상가의 투자 수익률도 동반 하락해 상가를 투자 대상으로 삼으려는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아 상업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됐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11월 서초구에서는 48건의 상가가 경매에 부쳐졌지만 모두 유찰됐고 강남구와 송파구에서도 각각 2건·1건이 경매에 나왔지만 한 건도 낙찰되지 않았다. 이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점포가 증가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의 대출 규제 장기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도 상가 경매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공실 증가도 문제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서울에서 폐업한 외식업체는 6290곳으로 폐업률이 4.2%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실률 역시 꾸준히 상승해 소규모 상가는 8.0%, 중대형 상가는 13%를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가 경매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가 공실이 증가하면 임대 수익 감소뿐 아니라 금융이자 부담도 커져 투자 매력이 더욱 낮아진다”며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이 계속되는 한 경매 시장에서 상가 낙찰률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가 시장은 실물 거래와 경매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실 증가로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투자 심리 위축과 자금 조달 어려움이 겹치면서 매물은 쌓여가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경기 회복과 소비 활성화 없이는 상가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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