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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우익 포퓰리즘 성향 정당 영국개혁당이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더타임스·스카이뉴스가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한 조사 결과 지지율이 영국개혁당 25%, 집권 노동당 24%, 제1야당 보수당 21%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 창당 이래 극우 취급을 당해 온 영국개혁당에 대한 여론 변화는 획기적이다. 지칭할 때도 이젠 "우파 포퓰리즘 정당" 등 훨씬 온건한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다.
이 배경에 미국으로부터 밀려 오는 새로운 흐름의 여파를 읽을 수 있다. 작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취임한 이래 '미국 우선주의' '좌경화된 세계관·가치관 배격' 등을 재차 천명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에서 성별은 남성과 여성 두 개뿐"이는 선언도 획기적이다. 트럼프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더 앞서 서유럽 정치에 입장을 표명해 왔다. 이런 현상들이 유럽 각국 유권자들 민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좌경화돼 있는 기득권 저항도 강하지만 삶이 무너진 서민·중산층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머스크가 지지를 표명한 서유럽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공통점엔 극우로 몰려 왔다는 특징이 있다. 가정·교회·국가에 관한 전통적 가치관을 존중하며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의거에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일자리 많은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영국뿐 아니라 독일·프랑스 등 주요국들의 정권 교체가 기대된다. 하나 같이 현지 운동권 세대 및 그 후예들이 사퇴에 몰릴 전망이다.
유고브의 지난달 중순 조사에서 영국개혁당은 지지율 25%로 노동당(26%)을 바짝 추격한 바 있다. 오차 범위 내 선두이긴 하지만 영국개혁당이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선거캠페인 때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당과 보수당으로선 엄청난 위기에 직면한 셈이며 "큰 경고음이 될 것"이라고 더타임스가 짚었다.
작년 7월 총선 당시 득표율은 노동당 33.7%, 보수당 23.7%, 영국개혁이 14.3%였다. 무슬림 이민자들 문제로 심각한 국민 분열·문명 갈등·치안 악화 등 중산층 삶의 총체적 붕괴를 겪어 온 영국에서 영국개혁당은 반(反)이민 정서, 머스크의 지지 발언 등에 힘입어 기세를 올렸다. 반면 집권 노동당은 나아질 기미를 안 보이는 경제침체 속에 인기가 급락했으며 중도 좌우를 오락가락하는 보수당 역시 지지자들을 영국개혁당에 빼앗기고 있다. 오랜 양당 체제가 흔들릴 조짐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작년 총선 때 보수당을 택았다는 응답자의 24%가 다음 총선에선 영국개혁당을 뽑겠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43%가 영국개혁당과 보수당의 합당에 찬성을 표했다. 한편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에 대한 호감도에서 비호감도를 뺀 '순호감도'는 -29%p로 지난 조사 때보다 내려가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27%p)보다 낮아졌다. 이 두 사람보다 더 낮은 게 노동당 대표인 키어 스타머 현 총리의 순호감도(-36%p)다. 정치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표면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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