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결 심화 속 트럼프에게 한국은 자산"… 美 선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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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중국 의존 대가 치를 것… 한·미동맹, 대북·대중 관계가 좌우"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2 17:35:24

▲ 1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산하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한 보수진영 싱크탱크(헤리티지재단)의 선임연구원인 브루스 클링너(가운데) 전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관과 시드니 사일러(오른쪽) 전 북한 담당 정보분석관 발언은 한국 탄핵정국에 관한 미 조야의 입장 표명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VOA 웹페이지

우리나라 탄핵 정국에 대한 미국 측 발언이 선명성을 더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 국무부 산하 ‘미국의 소리’(VOA) 방송 1일(현지시간) 워싱턴톡 코너에 출연한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심화 중인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며, 한국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방면의 과도한 중국 의존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 미 보수진영 싱크탱크인 해리티지재단의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전 중앙정보국(CIA) 한국 담당관과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 담당 정보분석관은 중국의 사드 보복 사례를 거론했다. 한국이 중국의 실체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한·미 관계 한국이 동맹관계, 대북 및 대중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식인 20일 저녁(현지시간) 무도회에서 전 세계 750개 미군 기지 가운데 주한미군만을 콕찍어 공개 영상통화 장면을 연출한 것은 사실상 노골적인 입장 표명으로 읽힌다. VOA는 작년 12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관련 최종심 판결 내용을 자세히 보도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전 경기도 지사)를 관련자로서 집중 부각시킨 바 있다. 이후 오토웜비어법에 의거한 이 대표 제재 방식이 미국 조야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12.3 비상계엄 직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가 이뤄지자, 미 보수진영의 독립 언론인들이 제일 먼저 강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고든 창은 "윤 대통령이 패배하면 자유 세계 전체에게 큰 손실"이며 "한국을 중국과 북한 측에 넘기는 결과를 부를 것"으로 단언했으며 타라 오는 탄핵 주도 세력이 반미집단임을 짚었다. 이어 3선의 한국계 미 연방의원으로 동북아소위원회를 이끌게 된 영킴 역시 윤 대통령 탄핵이 오랜 반미·친중·친북 세력 주도로 꾸준히 기획된 것임을 밝혔다.

미국 정부 내지 주류 사회의 견해로 간주되는 VOA의 출연자들 발언 수위도 지난 2개월간 꾸준히 강화됐다. 지난달엔 한국에 이른바 ‘진보 정부’가 출범하면 ‘진보적 대북정책’ 실현을 위해 동맹을 기꺼이 희생할 것이라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 칭했던 정당이 최근 ‘한미동맹 중시’를 말하는 태도의 허구성과 ‘반일정서에 의지’해 온 점을 꼬집었다. 또 한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미군은 영구히 떠날 것이며,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한국을 위협해도 미군이 더 이상 개입할 의무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당한 직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의 정치적 위기 심화를 우려하며 한국의 시스템 작동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탄핵 사태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양국 간 정책 조율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봤다. 또 친중·반일 정서에 기반한 한국 내 진보 성향 정책이 미국의 핵심 이익을 훼손할 우려가 언급됐다(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단 이번 혼란이 한·미 간 정책조율에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미국은 한국의 어떤 정부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동맹은 굳건히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들어선 한국의 대통령 탄핵 사태가 민주주의에 대한 서로 다른 비전(자유민주·인민민주) 간 대립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가 이번 사태의 양면을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탄핵을 반대하는 자유 우파 목소리가 강해졌음을 소개하기도 했다(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또 미국 대통령이 한국 내정에 개입한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의 위험성, 중국은 이번 사태에 불개입 원칙을 천명하지만 사실상 한국 민주당과 소통하며 한미동맹 약화 및 중국 영향력의 은밀한 확대를 꾀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제임스 제프리 전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 트럼프가 약화된 대북·대중 억지력 회복 및 대중견제 강화를 위해 한미동맹의 가치를 중시할 것이라는 진단은 일찌감치 이뤄졌다(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KEI 소장,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백악관 NSC 동아시아 국장)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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