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시계 다시 돌리나… 與野 ‘대선 동시 국민투표’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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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 뜻 반영”… 이재명 “내란 종식이 먼저”
개헌안, 4년 중임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 각론은 갈려

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7 14:41:15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일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놓고 여야의 반응이 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긍정적 입장을 밝히며 본격적인 개헌 추진 의지를 드러낸 반면, 더불어민주당 친명계는 “지금은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개헌안을 마련해 대통령 선거일에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개헌의 길에 나서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뿐 아니라, 이제는 제왕적 국회도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 야당이 입법·예산·인사 전반을 통제하면서 여소야대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국정은 마비되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지 권력구조를 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미 당 차원의 개헌특위를 구성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안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 권한을 일정 부분 분산하되, 책임정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4년 중임제를 도입하고, 국회 권한 조정 및 권력 간 견제 장치를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은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이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하다”며 우 의장의 제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현행 국민투표법상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아 대선과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며 “본 투표에만 개헌안을 투표할 수 있고, 사전투표소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나 계엄 요건 강화 등은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투표법이 개정되고 현실적으로 가능해진다면 관련 개헌안은 곧바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당론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 도입을 검토해왔다. 대통령실과 내각 간 권한을 보다 분산해 국정 운영의 효율성과 견제 기능을 높이자는 입장이다. 특히 내각 구성과 운영에 있어 국회의 통제력을 강화하되,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임은 유지하는 방향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개헌 필요성에 보다 전향적 입장을 보이며 대선 동시 개헌투표도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의당과 같은 제3지대 정당들 역시 개헌 논의에는 동참하고 있지만,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등 보다 근본적인 권력구조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연립정부와 합의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도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 개헌 제안을 하며 “위헌·불법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개헌의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크다”며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 구성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영 기자 jeb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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